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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역사인식 논란/ 인혁당 사건 유족들 새누리당 항의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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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역사인식 논란/ 인혁당 사건 유족들 새누리당 항의방문

입력
2012.09.1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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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은 못 참겠다. 내 남편을 살려내라.”

1975년 인혁당재건위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 받아 남편 우홍선(당시 46세)씨를 먼저 보낸 강순희(79)씨는 12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부들부들 떨며 울부짖었다.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인혁당 사건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부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때문에 밤잠을 설쳤다고 했다. 거동이 불편한 몸으로 남편의 영정사진을 들고 현장에 나온 강씨는 심지어 “박정희 살인마”라고 소리치며 눈물을 흘렸다. 다른 유가족들도 “역사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등을 외치며 오열했다.

인혁당사건피해자유가족과 박정희시대피해자모임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는 법원에서 가혹행위를 통해 사건이 조작된 사실이 밝혀졌고, 재심을 통해 무죄가 선고됐는데도 ‘두 개의 판결문이 존재한다’는 말로 유족을 두 번 죽이고 있다”며 박 후보의 사죄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어 “국정을 책임질 대통령이 되자고 나선 집권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헌정질서를 부정하고,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식과 기본적 역사인식조차 갖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강순희씨는 “사형 집행 후인 1975년 연말쯤 서울 안국동 윤보선 대통령 자택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인혁당 사건에 연루된 8명을 죽인 게 제일 실책이었고 후회한다’고 측근에게 말한 사실을 윤 대통령에게 직접 들었다”며 “동장에 나가는 사람이라도 (박 후보처럼) 그런 막말은 할 수 없다”고 분노를 토해냈다. 피해자 고 김용원(당시 41세)씨 유족 이정숙(66)씨도 “그 아버지에 그 딸이란 생각 밖에 안 든다”며 “사법부를 무시하고, 재판도 멋대로 해석하는 걸 보면 너무나 오만 방자하다”고 비판했다.

피해자 고 하재완(당시 44세)씨의 부인 이영교(77)씨는 “남편이 구속된 뒤 면회를 불허해 연락조차 할 수 없었고, 재판이 열릴 때도 포승줄에 묶인 남편의 양 옆에 헌병이 한 명씩 팔을 붙잡아 뒤를 돌아보지 못해 남편의 뒤통수를 본 게 마지막이었다”며 “박 후보가 우리를 두 번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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