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 선언이 임박함에 따라 민주통합당의 이른바 '반문 반안(半文 半安) 의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문재인 후보로는 대선 승리가 어렵다고 보면서도, 대놓고 안 원장을 돕자니 당의 입지 상실을 우려하고 있는 의원들의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후보 캠프에 가담하지 않는 의원들은 전체 의원의 절반에 이른다. 이들은 안 원장과의 단일화에 대비해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설(說)이 유력하다. 상당수가 안 원장에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부는 안 원장과 직ㆍ간접적으로 접촉을 시도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이 당의 대선 후보를 두고 안 원장을 공개 지지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만일 후보 단일화 경선이 실시돼 민주당 후보가 이길 경우 안 원장을 지지한 이들은 당장 해당행위자로 몰릴 게 분명하다.
민주당 지도부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안 원장을 마냥 지원하자니 후보 단일화에서 불리한 여건이 조성될 것이 우려되고, 안 원장을 공격하자니 범야 지지층의 결속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 염려된다. 최근 불출마 종용 협박을 두고 새누리당과 안 원장 측이 정면 충돌했을 때 안 원장을 본격 지원하지도, 방관하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입장에 놓였던 것과 유사하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민주당은 안 원장의 사실상 출마 시사에 대해 공식 논평에서는 사무적이고 덤덤한 입장만 발표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안 원장은 그의 시간표에 따라 자기 입장과 행보를 가지면 되고, 민주당은 약속과 계획대로 민주당 중심의 정권교체와 대선 승리를 위해 온 힘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반응은 민주당 입장에서 안 원장은 정권교체를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이면서 동시에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란 이중적 지위를 인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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