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경선에서 연승 중인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야권 단일 후보를 놓고 맞붙을 경우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일단은 여론조사 지지율 면에서 안 원장이 앞선 것으로 나타나지만 양자 대결에서는 양측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어 결과를 섣불리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리얼미터가 7일과 10일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전화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양자 대결에서 문 후보는 39.5%의 지지율로 안 원장(37.1%)에 앞섰다. 오차범위(±2.5%포인트) 내이지만 문 후보가 양자 대결에서 우위를 보인 것은 처음이다.
문 후보는 한국일보의 8일 조사에서도 36.9%의 지지율로 안 원장(42.5%)과 팽팽하게 맞섰다. 한겨레신문 8일 조사에선 민주당 후보(42.6%)가 안 원장(40.9%)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문 후보가 다자대결에서 밀리면서도 양자대결에선 안 원장과 접전을 벌이는 것에 대해 야권 지지층이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카드를 놓고 전략적으로 고민하는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여기에 문 후보가 민주당 경선을 거치면서 경쟁력이 상승세에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문 후보가 민주당 경선이 마무리되면서 후보로 최종 선출될 경우 지지율이 오르는 '컨벤션 효과'를 감안한다면 그의 파괴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안 원장이 출마 선언을 통해 '반(反)정치'를 기치로 내걸고 대선 행보를 본격화한다면 이른바 안풍(安風ㆍ안철수 바람)이 다시 전국적으로 일 수도 있다. 이 경우 오히려 문 후보가 구축하고 있는 전통적인 야권 세력마저 자신 쪽으로 돌려세울 수도 있다.
결국 승부는 어떤 방식으로 단일화하느냐 하는 부분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중 지지도가 높은 안 원장은 일반 여론조사에 유리한 반면 조직력이 중시되는 모바일투표는 문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 대상을 전체 유권자로 할지 민주당 지지층ㆍ무당파층으로만 할지 등도 변수다. 이밖에 조사 시점이나 문항 내용 등도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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