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으로 폐허가 된 소말리아에서 21년 만에 연방정부 대통령이 선출됐다. 지난해 정계에 입문한 정치 신인의 당선 소식에 국제사회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소말리아 국회는 10일 하산 셰이크 모하무드(56)가 국회 2차 결선투표에서 샤리프 아흐마드 과도정부 대통령을 190 대 79로 누르고 연방정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모하무드 대통령은 소말리아 중부의 대표 부족 하위예족 출신으로 국제사회는 물론 소말리아 정치권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유니세프와 평화∙개발 관련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으며 대학 강사로 일하다가 2011년 평화개발당을 창당, 정치에 뛰어 들었다. 소말리아 주재 외교관들은 이날 “모하무드에 관한 정보를 이틀 전에야 입수했다”며 그가 소말리아의 무슬림형제단인 알이슬라와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소말리아 국회의원들이 변화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쟁자였던 아흐마드 전 대통령이 부패 의혹에 연루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하무드 대통령은 당선과 동시에 수많은 난제와 마주하게 됐다. 4년 간 이어진 과도정부 체제를 종식시키고 국제사회의 골칫거리가 된 해적과 기근 문제도 손을 봐야 한다. 벌써부터 모하무드의 정통성을 부인하고 나선 테러조직 알샤바브의 처리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모하무드는 당선 직후 “소말리아의 문제가 너무 커서 혼자 감당할 수 없다”며 국내외의 협력을 요청했다.
소말리아는 1969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독재자 시아드 바레가 91년 반군에 쫓겨난 이후 무정부 상태에 있었다. 유엔의 도움으로 2004년부터 과도정부 체제를 유지해 왔으며 지난달 연방정부 제도를 도입한 새 헌법을 채택하고 국회를 구성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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