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우완 강속구 투수 이용찬(23)이 생애 첫 완봉승을 올리며 프로 데뷔 후 첫 시즌10승 고지에 올랐다.
11일 부산 롯데전에 선발 등판한 이용찬은 9이닝을 4안타 1볼넷 11삼진으로 역투하며 4-0 승리를 지켜냈다. 지난달 9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9승을 올린 후 지독한 아홉수에 허덕이던 그는 4번째 도전 만에 화려하게 비상했다.
이용찬은 "마음을 비우고 내 것만 하자고 생각했다. 그러니 제구도 잘 됐고 운이 따랐다. 초반 목표인 10승을 채웠다는 것이 기쁘다. 승리하는 순간 10승까지 지난 일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볼 끝은 단단했다. 주무기인 포크볼은 날카롭게 떨어졌고,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직구는 묵직했다. 이용찬은 초반 포크볼 제구력이 잡히지 않자 직구로 승부수를 띄었다. 간간히 포크볼로 롯데 타자들을 유혹했다. 5회 2사까지 노히트 게임을 이어갈 정도였다.
9회말 위기가 왔다. 2사 만루에서 이용찬은 롯데 4번 홍성흔과 마주했다. 생애 첫 완봉승을 앞두고 단 1개의 아웃카운트만 남은 상태. 하지만 113개의 공을 던지느라 구위가 다소 떨어졌다. 그러나 더 차분했다. 그는 첫 공을 스트라이크 존에 꽂은 뒤 두 번째 공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이용찬은 "완봉보다 10승이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아홉 수는 혹독했다. 지난달 19일 잠실 삼성전에선 '삼성 잡는 곰'이란 별명이 무색하게 2.2이닝 7실점하며 강판됐다. 25일 부산 롯데전에서는 8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패전을 떠안았다. 지난 5일 대전 한화전에선 5.2이닝 동안 4실점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이용찬은 "투수는 야수의 도움 없이 승리할 수 없다. 김현수, 정수빈 등 야수들이 고맙다. 남은 경기에서 12승까지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팀이 2위로 올라설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문미영기자 mym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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