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위스키가 심포니라면, 싱글몰트는 소나타와 같습니다."
영국계 주류업체 디아지오의 싱글몰트 위스키 개발지원 책임자 도날드 콜빌(사진)은 스카치 위스키의 두 대표주자를 이렇게 구분했다.
일반적으로 위스키라 불리는 블랜디드(blended) 위스키는 여러 곳의 증류소에서 만들어진 위스키를 섞어 만들기 때문에 각종 곡물 성분이 함유돼 있다. 반면 싱글몰트(single malt) 위스키는 100% 보리(맥아)만을 재료로 단일 증류소에서 생산해 제품마다 고유의 특징을 갖는다는 것이다.
디아지오의 신제품 '싱글톤 12년(500㎖)' 출시를 기념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싱글몰트위스키의 인기 비결은 "다양한 맛과 풍부한 향"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싱글몰트는 1인당 소득이 2만달러를 넘는 나라에서만 마신다는 속설도 있다.
그의 방문이 말해주듯 한국에서 싱글몰트위스키는 경기불황으로 맥주, 소중, 와인 등 대다수의 주류 매출이 침체인 가운데, 홀로 성장 중이다. 실제 올 1분기 술시장 규모(1조1,723억원)는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지만, 싱글몰트만은 전년 동기 대비 48%의 초소속 성장을 이뤘다.
그가 말하는 싱글몰트위스키의 성장 원인은 바로 소비장소의 다양화다. 그간 업소 중심에서 가정집이나 대형마트 등으로 판매장소가 다양해졌다는 것. 그는 "싱글몰트에 대해 유럽처럼 평소에도 어렵지 않게 즐기는 술이란 개념이 생기면서 심리적 장벽이 많이 사라졌다"며 "디아지오를 비롯, 유명 주류업체들이 최근 제품 고유 용량인 700㎖ 대신 한국에만 대중적인 500㎖를 잇따라 내놓는 것도 같은 맥락" 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존 블랜디드 위스키시장은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그는 "한국 주류시장은 세계 10위권으로 이미 성숙단계에 접어들어 앞으로도 매출이 크게 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지난 5년간 싱글몰트위스키 브랜드수가 100여가지로 3배 이상 증가한 만큼 멀티 브랜드로 승부를 걸면 시장은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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