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현직 공무원이 부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내 유기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10일 부부싸움을 하다 부인을 토막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파주시청 기능직 공무원 진모(46)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진씨는 지난 7일 오후 8시쯤 파주시 금촌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부인 김모(44)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절단해 집에서 5㎞ 정도 떨어진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진씨는 토막 살인 뒤 이틀이 지난 9일 오후 3시 9분쯤 금촌파출소에 '아내가 집을 나간 지 3일째인데 연락이 안 된다'고 가출인 신고를 했다. 진씨는 이어 오후 5시쯤 "일을 하러 나갔다 오겠다"며 자녀들에게 말한 후 잠적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아파트 현관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 기록을 확인한 결과, 진씨 부인이 아파트 밖으로 나간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대신 진씨가 8일 새벽 4시 8분부터 13분까지 약 5분간 세 차례에 걸쳐 계단을 통해 등산용 배낭과 비닐봉지 세 개를 밖으로 옮기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또한 진씨 아파트 욕실과 출입문에서는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혈흔도 발견됐다.
경찰은 진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진씨의 차량을 수배했다. 달아나던 진씨는 10일 오후 1시 15분쯤 경기 광주시에서 은행ATM을 사용한 흔적이 포착됐고, 오후 2시 10분쯤 경기 이천시 관고동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진씨는 검거 직전 미리 준비한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시도했지만 즉시 병원으로 옮겨진 뒤 위세척을 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검거 초기 묵비권을 행사하며 진술을 거부하던 진씨는 증거를 내미는 경찰의 추궁에 범행을 시인했다. 진씨는 "평소 아내가 늦게 귀가해 자주 다퉜는데 그날도 술을 마시고 늦게 와 부부싸움을 하다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토로했다.
진씨가 범행을 저지를 당시 두 자녀들은 학원에 가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진씨는 범행 뒤 밖에서 자녀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와 자녀들을 재운 뒤 인적이 뜸한 새벽에 시신을 옮겼다. 자녀들은 경찰 수사 전까지 어머니가 숨진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진씨가 유기장소로 진술한 야산에서 찾아낸 배낭 안에서 김씨의 시신 일부와 범행에 사용된 흉기, 장갑 등을 확인했다. 경찰은 나머지 비닐봉지들의 행방을 찾는 한편 진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파주=김창훈기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