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 당시 이와테(手岩)현 리쿠젠타카타(陸前高田)시 다카타마쓰바라(高田松原) 해안을 덮친 쓰나미에도 불구하고 홀로 살아남은 '기적의 소나무'(본보 3월 5일자 1면)가 방부 처리돼 영구 보존된다.
1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리쿠젠타카타시는 12일 '기적의 소나무'로 불리는 이 나무를 베어 아이치(愛知)현의 한 목재 공장으로 옮겨 속을 비운 뒤 교토(京都)의 화학회사에서 방부 처리키로 했다. 이후 대지진 발생 2주년 직전인 내년 2월에는 현재의 위치에 갖다 놓을 예정이다.
지난해 3월 11일 도호쿠 해안을 강타한 쓰나미로 500여년 전 주민들이 방풍림으로 조성한 7만여그루의 소나무가 송두리째 뽑혀나갔으나 이 소나무만 버텨내 재기의 의욕을 주는 희망과 부흥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주변 지반이 침하하고 뿌리에 바닷물이 스며들면서 소나무가 고사 위기에 놓였고 전문가들은 회생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관리 포기를 선언했다. 이후 소나무를 뽑아 버리기보다는 방부 처리를 해서라도 현 위치에 둬 쓰나미의 교훈을 되새기자는 여론이 비등했고 결국 보존 쪽으로 결론이 났다.
물론 보존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키가 27m에 달하는 소나무를 방부 처리하는데 드는 비용이 1억5,000만엔(21억여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반대론자들은 차라리 그 돈을 피해 복구에 사용하고 현장에 기념비나 표석을 세우는 것이 낫다고 주장한다. 리쿠젠타카타시는 방부 처리 비용을 전액 성금으로 조달하겠다며 모금 활동을 하고 있으나 8월말 현재 모인 돈은 2,200만엔에 불과하다.
리쿠젠타카타시의 관계자는 "재해복구 예산 중 일부를 차용해 사용한 뒤 성금이 모이는 대로 충당하는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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