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이제 관심의 초점은 민주당 경선 승자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간 후보 단일화 여부, 그리고 누가 야권의 단일 후보가 될지에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실현될 가능성을 높게 봤다. 10일 한국일보가 정치평론가와 여론조사전문가, 정치학 교수 등 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9명이 단일화를 점쳤다. 단일화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전망한 전문가는 1명뿐이었다.
전문가들은 일단 야권 후보 단일화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하고 있었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야권 인사들이 모두 다자 구도로 가면 필패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단일화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보수층을 절대적으로 흡수한 만큼 단일화는 불가피한 문제"라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와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안 원장이 불출마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결과적으로 단일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비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원장의 주요 지지 기반이 현 정치권에 염증을 느끼는 중도층과 젊은층이란 점에서 정치공학적 단일화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민주당 후보와 안 원장이 후보 단일화에 나섰을 경우 전문가들은 10명 중 5명이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안 원장을 꼽은 의견은 3명이었고, 문재인 후보 등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예상한 전문가는 2명이었다.
박빙의 승부를 예상한 전문가들 중에는 민주당 경선이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 효과를 낳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민주당 경선 승자를 문재인 후보로 예상한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경선을 거치면서 문 후보의 경쟁력이 상승됐다"면서 "단일화 과정에서 야권 지지자들이 안 원장의 손을 쉽게 들어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도 "당장은 안 원장이 유리해 보이지만 정치 경험과 주변 인사 등 객관적 여건에서 문 후보가 한달 새 뒤집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안 원장 측이 새누리당으로부터 불출마 협박을 받았다는 폭로가 오히려 불안감을 높이는 요소가 되는 듯하다"면서 "검증 과정에서 안 원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다면 문 후보의 역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반면 고성국 박사는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민주당의 내홍, 안 원장에 대한 중도층의 지지 등을 감안할 때 안 원장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윤희웅 실장 역시 "중도ㆍ무당파층 흡수력이 있는 안 원장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안 원장이 다소 유리하다"면서도 "검증 과정 등을 거치면서 안 원장의 승리 가능성이 초반보다는 계속 약화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이준한 교수는 "안 원장이 출마하더라도 완주 가능성은 낮다"면서 "결국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했듯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최근 여론조사 흐름도 전문가들의 분석과 비슷했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야권 단일 후보로 안 원장을 지지한 의견이 42.5%로 문 후보(36.9%)보다 높았지만, 격차는 오차범위(±3.1%)를 넘지 않았다. 동아일보ㆍ리서치앤리서치가 8일 단일화 경쟁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안 원장이 43.0%, 문 후보가 40.4%로 나타났다. 한겨레신문ㆍKSOI의 8일 조사에선 문 후보가 42.6%로 안 원장(40.9%)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기도 했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는 "최근 두 사람에 대한 단일화 선호도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 만큼 예측하기 어려운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장재용기자 jy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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