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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패션·생활방식/ 전기·수도 없는 오두막 안에 텐트치고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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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패션·생활방식/ 전기·수도 없는 오두막 안에 텐트치고 살아

입력
2012.09.10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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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52) 감독은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아리랑'으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최고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아리랑'을 불렀다. 김 감독의 수상과 노래만큼 화제가 됐던 건 꽁지머리를 한 채 개량 한복을 입은 그의 독특한 패션이었다. 그는 한동안 공식석상에서 같은 차림으로 나타났다.

김 감독은 8일(현지시간) 열린 69회 베니스영화제 시상식에서도 비슷한 패션으로 나타나'아리랑'을 다시 불렀다. 김 감독이 이날 입은 옷은 칸영화제 수상 당시 착용한 개량한복과는 약간 다른 것으로 영화제 개막 1~2주 전 서울 인사동의 천연염색전문점 '니히(Nihee)'에서 구입했다. 상하의 모두 여성용이다. 이 가게의 사장인 김모씨는 "김 감독이 옷을 사러 온 것은 그때가 처음이고 옷 가격은 상ㆍ하의 도합 200만원 안팎"이라고 전했다.

맨발로 구겨 신은 검은 신발도 화제가 됐다. 김 감독이 신었던 운동화는 30만원대의 스페인 브랜드 '캠퍼' 제품. 캠퍼는 세계적인 미술가 및 디자이너와 협업해 감각적인 제품을 내놓은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김 감독의 독특한 생활 방식도 다시 한번 주목 받고 있다. 그는 2008년부터 한 시골 마을에 오두막을 짓고 살고 있다. 전기와 난방, 수도 시설이 없고 화장실도 변변히 없는 곳에서 집 안에 텐트를 치고 그 안에서 기거한다. 한겨울이면 그는 눈을 녹여 세수를 하고, 장작을 패서 난로를 피워 음식을 해먹고, 직접 만든 에스프레소 머신에 커피를 내려 마신다. 그는 자신이 이렇게 사는 모습을 영화'아리랑'에 담기도 했다.

그가 연출하거나 제작한 영화로 국내외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모아둔 적지 않은 재산에 비하면 무척 검소하게 살고 있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얘기다.

김 감독은 최근 촬영한 한 TV 다큐멘터리에서 "이렇게 사는 게 인생에서 짐을 하나씩 내려놓는 것 같아 좋다"며 "마흔까지 모으는 시기라면 이후부터는 물질적으로든 마음으로든 가지고 있는 것을 하나씩 버려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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