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업들이 법정에서 시간을 낭비하면 안된다."
방한중인 하마둔 뚜레(사진)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무총장이 10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삼성전자와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IT기업들의 최근 특허소송 확대에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뚜레 총장은 "지적재산권은 당연히 존중을 받아야 한다"며 "하지만 혁신을 추구해야 할 IT기업들이 법정에서 시간을 낭비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협력이 많을수록 혁신도 많이 일어난다"며 "IT분야에서 더 많은 협력과 혁신이 나오도록 노력하고 소송은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뚜레 총장은 글로벌 IT업계의 노력을 당부했다. 그는 "양 사의 특허 소송을 계기로 산업계에서 명확한 규칙을 세워야 한다"며 "기업이 합리적으로 평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뚜레 총장은 다음달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ITU 특허관련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하는 삼성전자와 애플측 인사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본 뒤 문제를 명확히 하겠다"며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이고 분명한 원칙을 세워 지적 재산권이 올바로 보호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4년마다 세계 193개국 IT분야 장ㆍ차관이 모이는 전권회의를 2014년 부산에서 개최하기 위해 방한, 이날 방통위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ITU는 유엔의 IT분야 전문기구로 전기통신 관련 기술 표준과 국제적인 주파수 관리 등을 결정한다.
뚜레 총장은 아프리카 말리 출신으로 2006년부터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그는 12일 부산을 방문해 ITU 전권회의 준비 상황을 둘러보고 학계 및 업계 전문가들을 만날 예정이다. 그는 "2014년 ITU 전권회의는 세계가 정보화사회에서 지식사회로 넘어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핵심 장소인 부산이 2014년 세계의 IT 수도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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