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열리는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10월 4~13일) 개막식 사회는 중국 배우 탕웨이가 맡는다. 외국인 배우가 개막식 사회를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의 범죄심리 영화 '콜드 워'(렁록만, 써니럭 감독)가 영화제의 개막을 알리고, 폐막작은 방글라데시의 풍자영화'텔레비전'(모스타파 파루키 감독)이 선정됐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0일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개ㆍ폐막작을 포함한 75개국 304편의 상영작과 부대 행사 내용을 공개했다. 올해는 영화제 기간을 하루 더 늘려 두 번의 토요일이 끼게 됐다.
개막작인 '콜드워'는 홍콩에서 경찰관 5명이 피랍되자 차기 처장 자리를 노리는 두 명의 부처장이 경쟁적으로 사건 해결에 나서는 이야기다. 영화는 사건해결 과정에서 두 부처장의 대립구도를 부각, 선과 악의 구도보다 인간 내면의 본연적 욕망과 양심과의 싸움을 들춰내려 하고 있다.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는 "폐막작 '텔레비전'은 부산영화제가 발굴해 지원한 방글라데시의 감독 작품이라 의미 있다"고 밝혔다.
상영작 중 영화제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영화(월드 프리미어)는 93편, 자국 외 첫 공개작품(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작품은 39편이다.
영화제는 거장 감독의 신작이나 세계 최초 공개작품, 화제작 등을 소개하는 '갈라 프리젠테이션'(5개국 7편), 아시아 영화 트렌드를 보여주는 '아시아 영화의 창'(21개국 49편), 아시아 영화 인재 발굴을 위한 경쟁부문인 '뉴 커런츠'(9개국 10편) 등 총 11개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갈라 프리젠테이션에 소개되는 '정원사'는 정치적 망명 중인 이란 감독(모흐센 마흐말바프)이 이스라엘에 가서 촬영한 영화다. 감독은 온갖 위험을 감수하며 작품을 완성했다고 전해진다.
올해 한국영화 회고전의 주인공은 1960년 '과부'로 데뷔해 317편의 작품에 출연한 배우 신영균씨다. 회고전에서는 '미워도 다시 한번', '빨간 마후라', '대원군' 등 머슴에서 왕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한 신씨의 연기를 볼 수 있는 8편이 상영된다.
'아프가니스탄 특별전'도 눈에 띈다. 탈레반 정권 아래 모든 영상물이 소멸될 위기에서 영상자료원 직원들이 목숨을 걸고 숨겼던 필름 중 6편을 선정, 이번에 공개한다. 아프가니스탄의 찬란했던 역사와 독특한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영화제의 경쟁부분 심사위원장으로는 헝가리 벨라 타르 감독(뉴 커런츠 부문)과 멕시코 아르투로 립스테인 감독(플래시 포워드)이 맡는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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