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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아름다운 조우' 작곡가 겸 해설 맡은 황병기/ "가야금 음악만으로 발레 표현 첫 시도…협업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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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아름다운 조우' 작곡가 겸 해설 맡은 황병기/ "가야금 음악만으로 발레 표현 첫 시도…협업 설렌다"

입력
2012.09.1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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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명인 황병기(76)씨의 창작 국악이 서양의 발레로 새롭게 표현된다. 황씨는 27, 28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국립발레단의 창단 50주년 기념 창작프로젝트 '아름다운 조우'에 작곡가 겸 해설자로 참여한다. 공연은 각기 다른 창작 배경을 지닌 안무가 3인이 황씨가 작곡한 전통 음악 6곡을 활용해 선보이는 각 20분 분량의 무용극 3편으로 구성한 옴니버스 형식이다. 10일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황씨는 "한국 발레가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 만큼 서양 음악이 아닌 한국적 음악에 맞춘 한국 발레만의 독자적인 레퍼토리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하던 즈음 국립발레단과 협업하게 돼 기쁘고 설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내 가야금 음악은 영화, 비보이 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여 왔지만 이번 공연은 가야금 음악만으로 발레를 표현하는 첫 시도여서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첫 무대를 장식할 '미친 나비 날아가다'는 국립발레단 발레 마스터(지도위원) 박일씨의 작품이다. 황씨의 대표곡 '아이보개' '전설' '차향이제'를 배경음악으로 활용한다. 서울예술단의 예술감독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인 정혜진씨가 안무한 '달'은 '침향무'와 '밤의 소리'에 맞춰 한국무용과 발레를 접목한 작품이다. 또 파리오페라발레단 출신의 프랑스 안무가 니콜라 폴은 '비단길'을 현대적인 안무로 표현한 'Nobody On The Road'를 선보인다.

황씨는 "대학 시절 가야금을 연주하면서도 연습실에서 무용수들이 땀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몸으로 직접 표현하는 춤이야말로 모든 예술 중 최고봉이라는 생각에 성스러운 느낌마저 들었던 기억이 있다"며 무용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황씨는 "국악을 활용한 발레를 만들고 싶다"는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는 첼리스트 겸 지휘자인 장한나씨와 한 무대에 서는 등 이전에도 다른 장르와의 협업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이 같은 공동 작업을 즐기는 이유를 묻자 그는 특별한 철학이 있는 것은 아니며 "맹자에 나오는 '대인이란 어린아이의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赤子之心)'이라는 글귀를 좋아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냥 좋으면 하는 거예요. 나는 10대 때의 유치한 마음 상태가 그대로 유지된 그냥 유치한 노인일 뿐입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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