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불출마 종용∙협박' 논란으로 10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협박으로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 주장과 "친구 사이의 대화를 과장했다"는 새누리당 정준길 공보위원의 반박이 충돌하면서 어느 한 쪽은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양측 주장이 평행선을 긋는 것처럼 유권자 여론도 팽팽하게 엇갈렸다. 응답자의 32.3%는 정 위원 편을 들었고 31.6%는 금 변호사의 손을 들어줬다. '잘 모르겠다'며 판단을 유보한 경우가 36.1%로 가장 많았다는 점도 양측 주장이 얼마나 팽팽한지 방증하고 있다.
연령별로 볼 때 안 원장 측의 폭로 내용에 공감하는 의견은 40대 이하에서 많았다. 50대 이상에서는 정 위원의 반박에 공감하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가령 30대에서는 금 변호사 주장이 맞다는 의견이 43.0%로, 정 위원장 주장이 맞다는 의견(28.8%)보다 더 많았다.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정 위원 주장이 맞다는 견해가 38.2%로 금 변호사 주장이 맞다는 응답(16.7%)보다 더 많았다. 지역별로는 서울(39.3%)과 대구ㆍ경북(49.5%) 강원ㆍ제주(51.9%) 등에서 '판단 유보'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특히 가상 양자 대결에서 안 원장을 지지하는 응답자의 55.4%가 안 원장 측 주장을 공감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는 응답자 가운데는 43.2%가 판단을 유보했고, 41.9%가 정 위원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도 이번 공방으로 박 후보 측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는 의견이 훨씬 많았다. 박 후보 측이 손해 볼 것이란 응답은 51.4%였고, 안 원장 측이 손해 볼 것이란 대답은 28.5%였다. 연령, 지역에 관계 없이 박 후보 측이 손해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 한국리서치 김춘석 부장은 "사실 여부와 상관 없이 새누리당에 '불출마 협박'이라는 거칠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칠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양자 대결에서 안 원장을 지지하는 응답자 가운데 71.2%가 박 후보의 손해를 점쳤다. 반면 박 후보 지지자들의 판단은 박 후보 손해(37.4%)와 안 원장 손해(38.2%)로 나뉘어졌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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