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가 9일 '파죽의 10연승'을 달리며 누적득표 과반선을 탈환함으로써 결선투표 없는 본선 직행 가능성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문 후보는 6일 광주ㆍ전남 경선까지 누적 득표율이 46.81%에 그쳤으나 주말 2연전에서 압승을 거두며 3.57%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이로써 지난 1일 전북의 5차 경선에서 누적 득표율이 50% 이하로 떨어진 이래 9일 만에 다시 과반 고지를 회복했다.
비문(非문재인) 후보들과의 격차도 더욱 커졌다. 문 후보는 이날까지 12만9,052표(50.38%)를 확보해 2위인 손학규 후보(6만219표, 23.51%)보다 6만 9,000표 가량 앞섰다. 이에 따라 16일 서울 경선에서 과반 득표로 승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희망을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은 순회경선은 대구ㆍ경북(12일)과 경기(15일) 서울(16일) 등 3곳. 문 후보 측은 "수도권의 경우 모바일 표심의 강세가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16일 후보 선출을 확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결국은 수도권이 (결선투표 여부를) 좌우할 것이기 때문에 남은 경선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문 진영은 문 후보의 누적득표율이 과반선 보다 불과 0.4%포인트 높다는 점을 들어 결선투표 성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특히 손학규 김두관 후보 측에서는 "전체 유권자의 과반 가량이 몰려있는 경기, 서울 등에서 당 지도부의 경선 불공정 의혹이나 일방적 경선에 대한 견제심리가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날 경선장은 계란 투척과 주먹다짐 사태가 발생하면서 폭력으로 얼룩졌다. 이해찬 대표가 축사를 하기 위해 단상으로 등장하는 순간, 손학규 김두관 후보 지지자들이 모여있는 구역에서 야유와 함께 물병과 계란이 중앙무대로 날아드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이어 대의원 두 명이 장내에 난입하면서 난장판이 됐고 당직자와 진행요원들이 이들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주먹다짐까지 벌어졌다. 고성과 욕설, 폭력이 뒤엉키는 바람에 행사는 10여분 간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후보자 연설이 끝난 뒤에도 일부 대의원이 몸싸움을 벌이며 소란을 피우는 등 행사가 끝날 때까지 볼썽사나운 모습이 이어졌다.
후보 간 설전도 이어졌다. 비문 후보들은 특히 모바일 투표의 공정성 문제 등 경선의 난맥상과 관련해 문 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김 후보는 "민주주의를 부정하고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 패권세력의 입장"이라고 주장했고 손 후보는 "이번 대선이 박정희 대 노무현의 대결 구도로 가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문 후보는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면 당 쇄신방안을 밝히겠다"고 호소했다.
대전=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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