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을 염원하며 청정들녘을 달렸다'
강원 철원군과 한국일보가 주최하고 ㈜그래미가 협찬한 제9회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 대회가 9일 동송읍 장흥리 고석정 및 비무장지대(DMZ) 코스에서 국내외 선수와 시민 등 8,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참가자들은 이날 육군 6보병사단(청성부대) 군악대의 연주에 맞춰 오전 8시30분부터 풀 코스(42.195㎞), 하프코스(21.095㎞), 10㎞, 5㎞, 5㎞ 가족걷기 순으로 출발해 청정코스를 달렸다. 출발선에는 정호조 철원군수와 박진열 한국일보 부회장을 비롯해 새누리당 한기호 국회의원, 남종현 ㈜그래미 회장, 이상석 한국일보 사장, 임호영 6사단장, 라파엘 살라자르 주한 과태말라 대사 등 외교사절이 참석해 참가자들의 완주를 기원했다. 정 군수는 이날 대회에 앞서 "태풍도 비켜간 행운의 고장 철원에서 한가지씩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고 모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참가 선수들은 1년의 기다림 끝에 만난 DMZ와 황금빛으로 물든 철원평야를 달리며 평화통일을 염원했다. 철원에서 군 복무를 한 김진화(62ㆍ경기 성남시)씨는 "노동당사와 초소를 보니 40년 전 군대 생활의 추억이 떠오른다"며 "언젠가 철원을 지나 북녘 땅에 골인하는 날을 기대해본다"고 감회에 젖었다.
대회에 참석한 외국인들은 세계 어디에서도 만나볼 수 없는 색다른 코스를 접한 뒤 감탄사를 연발했다. 홍콩 스포츠 소호지 칼럼리스트 총히아융(莊曉陽ㆍ33)씨는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분단의 현장을 달리는 코스는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일랜드에서 온 노라 대니건(23ㆍ여)씨는 "평탄한 코스와 황금색 들녘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날 남자 풀 코스 부문에서는 정석근(40)씨가 2시간31분50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부 풀 코에서는 2시간49분06초로 결승 테이프를 끊은 정순연(39)씨가 대회 8연패에 도전했던 국내 마스터즈 최강자 이정숙(46)씨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또 함찬일(50)씨는 두 번의 실패 후 서브3(풀 코스 3시간 내 완주) 100회 기록을 달성했고, 박희숙(44)씨 등 5명이 풀 코스 100회 완주에 성공해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개그맨 배동성씨의 사회로 진행된 식전ㆍ후행사에는 어느 해보다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돼 즐거움이 가득했다. 이정빈(19)ㆍ김사라(23)씨 등 2012미스코리아 입상자 6명이 5㎞ 달리기 도전에 앞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댄스를 선보였고, 70대 부부 마라토너인 양만석(74)ㆍ김정자(71)씨는 직접 만든 '마라톤 찬가'를 불러 박수갈채를 받았다.
행사장 주변에는 오대쌀 비빔밥과 쿨 포크 시식 코너가 선보여 참가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주최 측은 참가자 전원에게 청정 오대쌀(3㎏)과 기념 메달, ㈜그래미의 기능성 음료인'스태미너 다미나 909' 세트를 증정했다.
철원=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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