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7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새누리당 측의'대선 불출마 협박' 논란을 놓고 격한 공방을 벌였다.
민주통합당 "박정희식 공포·협박정치"
민주통합당은 우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부터 겨냥했다. 안 원장 측과의 통화 당사자인 새누리당 정준길 공보위원에 대해 "압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고 선을 그은 박 후보의 태도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행태라며 박 후보의 사과를 요구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만약 박 후보의 말대로라면 도대체'그럴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혹시 본인 자신을 지칭하는 것이냐"고 날을 세웠다. 강기정 최고위원 역시 "박 후보의 선대위 인사가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고자 벌인 일로 그 책임은 박 후보에게 있다"고 거들었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공작정보는 뒤에서 누군가 생산하고, 당은 그것을 퍼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사정기관의 불법사찰 및 새누리당과의 공조 의혹을 제기했다. 김한길 최고위원은 "구태정치의 표본"이라 비판했고, 이종걸 최고위원도 "박정희식 공포정치, 협박정치"라는 등 총공세를 폈다. 우상호 최고위원은 김대중 납치 사건, 장준하 의문사 사건 등을 거론하며 "박정희 유신정권 시절 유력한 정적을 제거하는 행태가 박근혜 시대에 와서 부활하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안철수 구태 뺨치는 신악"
반면 새누리당은 안 원장 측 주장에 대해 "구악을 뺨치는 신악(新惡)""고도로 계산된 구태정치"라고 비난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친구 간의 사적 통화를 가지고 협박으로 몰고 간 것은 침소봉대이자 구태"라며 "안 원장에 대한 검증을 피하기 위해 사찰로 몰고 가려는 계산된 행동"이라고 공격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안 원장은 기존 정치인과 다르다는 점 때문에 높게 평가 받고 있었는데 이번의 정치공작을 보고 결국 똑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안 원장 측이 언론 취재에 대해서까지 "보이지 않는 권력" 운운하며 배후설을 제기한 데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상일 대변인은 "안 원장 측이 언론의 검증 보도도 사찰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 이는 시대착오적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한편 정준길 공보위원은 이날 '공보위원을 사직하며'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기자들에게 보내 "친구로서 나를 부정한, 결국 구태적인 정치행태를 보인 태섭이에게 몇 가지 질문을 남기고자 한다"면서 불출마 종용 의혹을 제기한 금태섭 변호사를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내주 초 정 위원의 사직서를 수리할 계획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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