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준길 공보위원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에 안 원장의 사생활 문제를 폭로할 것이라고 협박하면서 대선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네거티브 공방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여야 정치권이 네거티브전에서 활용하는 정보 취합 경로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권의 정보 취합과 관련, 먼저 여야 정당과 주요 국회의원들에게 자발적으로 제공되는 정보들이 적잖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소위 저격수로 알려진 의원들에게는 다양한 곳에서 정보와 첩보들이 제공되고 있다"며"의원들은 이 가운데 A급 정보라고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 과정을 거친 뒤 폭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는 각 정당에 자체 검증팀이 구성돼 다양한 정보와 루머들을 컨트롤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옛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대한 야권의 BBK 의혹 공세 등에 대응하기 위해 구성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가 대표적 사례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측도 최근 야권의 의혹 제기 공세에 맞서기 위해 소위 '네거티브 대응팀'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도 여당 후보의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정보 수집 등의 준비를 하고 있다.
요즘에는 후보 본인의 자서전과 과거 발언 등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신상정보들을 심층적으로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안 원장의 재개발 아파트 입주권(소위 딱지) 구입과 전셋집 논란도 결국 이란 저서에서 비롯됐다. 안 원장이 이 책에서 "나도 오랫동안 전세살이를 해 봐서 집 없는 설움을 잘 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4ㆍ11 총선 과정에서 막말 논란을 일으켰던 김용민씨의 경우도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했던 발언이 다시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도마에 오른 경우다.
또 국회와 정치권 주변에 파견돼 있는 정보기관과 검찰, 경찰 등 사정기관 관계자들이 다양한 인맥을 통해 여야 정치권 인사들에게 정보를 귀띔해 주는 경우도 있다. 여의도 증권가와 정가 주변에서 활동하는 이른바 '정보클럽'을 통해 정보와 루머들을 수집하는 경우도 있다. 관료와 대기업의 정보 담당자, 정보∙사정기관 관계자, 국회 보좌진 등이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 클럽을 만들어 종종 모임을 갖는데, 이 모임에서 갖가지 루머와 의혹들이 거론되기도 한다. 이러한 통로를 통해 나오는 정보들이 일부 사설 정보업체에 흘러 들어가고 이것이 소위 '찌라시'라고 불리는 증권가 정보지로 만들어져 확대재생산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일부 특정 네티즌들의 자발적 검증 작업도 정보 소스로 부상하고 있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과 관련한 공개질의서를 안 원장 측에 보내는 등 안 원장과 관련된 과거 행적과 의혹들에 대해 많은 자료들을 모아 놓고 있다. 강용석 전 의원도 최근까지 자신의 블로그에'찰스의 거짓말'이라는 코너를 개설해 안 원장의 직원주식 무상증여 의혹 등과 관련한 자료를 올리기도 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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