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의 면담을 취소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이 헬레 토닝 슈미트 덴마크 총리와의 면담까지 취소해 신변 이상설이 증폭되고 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10일로 예정된 시 부총리와 슈미트 총리의 면담과 관련해 “국무원의 고위층이 덴마크 총리와 회견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시 부주석 대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나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슈미트 총리를 만날 것이란 얘기로 풀이된다.
시 부주석은 5일로 예정됐던 클린턴 장관과의 면담을 전날 밤 전격 취소한 바 있다. 그는 같은 날 예정됐던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러시아 의회 대표단과의 접견도 미뤘다.
처음에는 시 부주석의 행동이 댜오위다오(釣魚島) 및 남중국해 영토 분쟁과 관련, 미국에 대한 불쾌감의 표시란 해석이 많았지만 이후 직원들과 중난하이(中南海)의 운동장에서 축구하다 근육 경련이 일어났다는 주장과 수영 중 몸을 다쳤다는 설이 나왔다. 시 부주석은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월드컵 개최, 월드컵 우승 등 세가지 축구 소원을 말할 정도로 축구 애호가다. 시 부주석은 클린턴 장관에게는 친서를 보내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시 부주석이 곧 정상 일정에 복귀할 것으로 전해지며 신변 이상설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슈미트 총리와의 면담까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말 못할 사정이 생긴 것 아니냐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시 부주석이 개혁주의 노선의 대부 후야오방(胡耀邦) 전 공산당 총서기의 장남인 후더핑(胡德平)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을 최근 만나 개혁 구상을 밝혔다고 7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시 부주석이 “중국 지도부는 현재 더딘 경제 발전과 빈부 격차, 제한된 정치 자유, 부패 등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라는 요구에 직면해 있다”며 “이런 요구는 전례 없는 것으로, 안정을 유지하며 변화와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 부주석은 또 “정치 체제 개편을 포함, 개혁의 깃발을 높이 올려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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