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관문 창이공항 내 제2터미널 매장에는 우리나라 대표 홍삼제품인 정관장과 홍삼 화장품 동인비 제품들이 진열돼있다. 롯데면세점이 5월 싱가포르와 동남아 국가 화교 시장을 겨냥해 문을 연 토산품매장이다. 8월부터 히트상품인 홍삼 엑기스를, 9월부터는 배우 김희선을 모델로 한 동인비 제품을 추가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인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싱가포르 대표적 쇼핑가에 있는 래플즈시티에는 CJ푸드빌의 비빔밥 전문점 비비고가 입점해있다. 2010년 말에 문을 열었는데 매출이 매년 2배 이상씩 성장하고 있을 정도다. 한국인 보다는 싱가포르인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다. CJ푸드빌의 관계자는 “가수 슈퍼주니어, 비 등 한류스타들이 찾은 곳으로 알려지면서 슈퍼주니어가 앉았던 자리, 먹었던 메뉴를 찾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면세점을 비롯해 외식, 화장품, 프랜차이즈까지 국내 업체들의 싱가포르행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창이공항은 국내 면세점들의 해외 첫 격전지가 됐다. 창이공항은 인천공항, 홍콩 첵랍콕공항과 함께 아시아 3대 허브 공항으로, 연 방문객이 4,700만명에 이른다. 워낙 오가는 승객들이 많다 보니 국내 면세점들이 가장 먼저 눈독을 들였다.
롯데면세점의 싱가포르 진출은 올 1월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 번째지만 규모는 훨씬 크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11월 창이공항 제1터미널에 300㎡규모의 패션 잡화 매장을 열고 불가리, 몽블랑, 보테가 베네타 등 유명 브랜드를 입점시킬 예정. 앞으로 5년간 6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또 내년 초 창이공항 내 화장품·향수·주류 매장 입찰에도 나설 예정이다.
신라면세점은 첫 해외 진출지로 아예 창이공항을 선택했다. 창이공항 내 제3터미널 내 123㎡규모로 오는 12월부터 3년간 패션 매장을 운영할 예정인데, 프라다와 MCM 등의 브랜드 입점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6일 제3터미널 구역 내 세계 1위 면세기업 DFS가 운영하던 보테가 베네타 매장 운영권을 따내 1월부터 동일 브랜드로 운영할 예정이다.
외식 브랜드도 앞다퉈 싱가포르에 진출하고 있다. SPC는 5일 싱가포르 핵심 상권인 오차드로드에 싱가포르 1호 매장인 위즈마점을 열었다. 파리바게뜨는 싱가포르에 2020년까지 50개 매장을 열 예정. 비비고도 1호점 성과에 힘입어 5월 2호점인 중부지역 세랑군로드인 넥스몰을 열었다. 이외에 프랜차이즈인 치킨 브랜드 BBQ가 고급 치킨 이미지를 내세워 16개의 매장을 열며 성업중이며 네네치킨도 12월 싱가포르에 진출할 예정이다. 커피 브랜드 탐앤탐스, 놀부 항아리갈비 등도 한류 바람을 타고 싱가포르에서 한식을 알리고 있다.
화장품 업체 가운데는 아모레퍼시픽이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등 브랜드숍을 진출 시킨데 이어 6일 오차드로드에 있는 탕스 백화점에 한방화장품 설화수 1호점을 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싱가포르 시장은 인종과 문화가 다양해 동남아 진출 교두보로 꼽힌다”며 “싱가포르 진출을 통해 동남아 시장 전체를 가늠할 수 있는 안테나를 세우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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