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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계 영국인 일가족, 프랑스 휴양지서 의문의 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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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계 영국인 일가족, 프랑스 휴양지서 의문의 피살

입력
2012.09.0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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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알프스의 휴양지에서 영국인 가족이 의문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사건이 5일 발생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20분 프랑스 동남부 안시 호수 인근 슈발린시 숲길에서 총알 자국이 선명한 자줏빛 BMW 차량 한대가 발견됐다. 운전석에는 이라크 태생의 영국인 사드 알힐리(50)씨가 이마 등에 총을 맞은 채 숨져 있었으며 뒷좌석에서는 장모와 아내가 머리 등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사건을 목격한 것으로 추정되는 프랑스인 실뱅 몰리에(45)씨도 다섯 발의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알힐리의 일곱 살짜리 딸은 어깨 등에 총상을 입은 채 구출됐지만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 그러나 엄마의 치마 안에 숨어 있던 네 살 배기 둘째 딸은 차량 발견 8시간 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수사를 지휘 중인 에릭 마요 검사는 "큰 여행가방과 엄마의 치마에 가려져 경찰이 곧바로 발견하지 못했다"며 "아이가 '엄마, 아빠가 어디에 있나요?'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검찰은 시신 3구에 각각 두 발의 총상이 있는 점으로 미뤄 전문 암살범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숨진 부친의 막대한 유산을 두고 형제간 다툼이 잦았다는 증언을 토대로 알힐리의 형제가 청부살인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영국 언론은 알힐리가 국제 테러조직의 목표물이 됐다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바그다드 태생인 알힐리는 지난 20년간 군사용 인공위성과 전투기의 핵심부품을 개발하는 프리랜서 엔지니어로 일해왔다. 2003년 이라크전 당시 영국 정보당국에서 일한 스파이였다는 주장도 있다. 알힐리의 부친은 사담 후세인 정권의 탄압을 피해 1970년대 가족과 함께 런던으로 이주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6일 런던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만나 "범인 검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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