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7남인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과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이 7일 이틀 일정으로 방북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 1위원장의 조문을 받기 위한 방북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북한에 수해지원 의사도 공식 전달해 남북관계가 풀리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통일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문 회장과 박 사장이 이날 오전 경기 파주의 도라산 남북출입국사무소를 통해 개성을 거쳐 평양에 들어갔다”며 “북한에 거주하는 문 총재 친인척의 문상을 받기 위해 간 것”이라고 밝혔다. 문 총재의 고향인 평북 정주군에는 문 총재의 여동생을 비롯한 친인척 70여명이 살고 있다.
하지만 박 사장이 이틀 만에 재방북에 나선 것을 두고 다른 해석도 나오고 있다. 평양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 김 1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층이 직접 조문하겠다는 의사를 전해 옴에 따라 상주인 문 회장이 재차 방북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문 회장과 박 사장은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평양을 방문해 조문하고 김 1위원장을 만났던 인연이 있어 김 1위원장이 답례 차원의 조문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앞서 3일 평양을 방문했던 박 사장은 북측과 조문단 파견 등을 논의하고 5일 밤 귀환했으며 당시 북한은 박 사장에게 남측에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편 통일부는 앞서 3일 대한적십자사 명의로 북한에 수해지원을 공식 제의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류우익 통일부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가뭄과 집중호우, 태풍 등으로 북한의 피해가 상당하다고 생각해서 돕겠다는 뜻을 북측에 전달했고 북측의 호응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수해지원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언제, 어디서 만날지에 대해 북측에 일임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 동안 정부 차원의 대북 수해지원에 유보적인 태도를 고수하던 정부로서는 입장을 선회한 셈이다. 하지만 북측은 아직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아직 북측의 답변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정부의 이번 제안은 대화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대북 정책기조의 변화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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