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전기료 누진제 전면개편을 추진 중이다. 이르면 2014년부터 현행 6단계로 구분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3단계로 축소한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가장 낮은 요금과 가장 높은 요금 사이의 비율인 누진율은 11.7배에서 3배로 줄어든다.
한전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중장기 전기요금 개선안을 실행할 방침이라고 7일 밝혔다. 현행 누진제에선 주택용 전기 요금을 사용량에 따라 6단계로 차등 부과하고 있는데, 월 사용량이 500㎾를 초과한 6단계 요금 단가가 677.3원에 달해 100㎾ 이하인 1단계(57.9원)보다 11.7배나 비싸다.
현재 우리나라의 누진제도는 외국과 비교하면 구간별 가격 편차가 큰 편. 미국은 2단계(누진율 1.1배), 일본은 3단계(1.4배), 대만은 5단계(2.4배)이고 영국, 프랑스, 캐나다는 단일요금 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전은 가구당 전기사용량 증가 데이터를 반영해 사용량 구간을 3단계로 재설정하고, 공급원가와 괴리된 누진율을 한자리로 축소해 최고ㆍ최저 요금 차이를 3배까지 줄이기로 했다.
전기요금 누진제는 당초 전기절약과 서민층 보호를 명목으로 도입됐으나, 경제성장과 함께 소득 수준이 크게 향상되면서 가정용 전기사용량도 대폭 늘어났다. 실제 가구당 월평균 전기사용량은 1998년 163KWh에서 2011년 240KWh까지 껑충 뛰었다. 특히 올 여름 폭염과 열대야로 일반 가정의 냉방기 사용이 급증한 탓에 9월 들어 전기료 폭탄을 맞은 가구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한전은 바우처 등 복지 할인제도를 활용해 누진제 구간 축소로 인한 저소득층의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누진제 완화는 어려운 전력수급 상황과 정부와의 협의 등을 감안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적용 시기를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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