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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의 길 위의 이야기] 이게 어디 나라꼴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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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의 길 위의 이야기] 이게 어디 나라꼴이냐고!

입력
2012.09.0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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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윗에 글을 쓰려 할 때 이런 말이 뜬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라고. 그래,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어떤 이는 임종을 할 것이고, 어떤 이는 막 태어나겠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 가운데 이래저래 얽히는 우리들이라면 귀한 인연일 터, 그 소중함을 모르고 나날이 서로 뜯어먹지 못해 안달인 우리들인 걸 보면 짜증이다 못해 슬프기까지 하다.

상상을 초월하는 범죄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우리는 왜 참아야 할 때 못 참는 것을 마치 유세처럼 떠벌릴까. 온갖 뉴스의 도배를 성폭행 기사로 마감하는 우리에게 범죄와의 전쟁 이후 강간과의 전쟁은 예고하지 않을 것인가.

어린 애들도 모자라 임산부에게까지 끔찍한 만행을 저지르는 악마들을 대통령은 그저 보고만 있을 셈인가. 임기가 얼마 안 남았다고 남 일인양 모른 척할 셈인가. 어쩜 세상에나 하며 입술을 뜯어가며 사건 전모를 살피던 게 어제였다면 오늘은 단 한 줄도 알고 싶지가 않을 정도로 끔찍함의 절정에 와 있는 듯하다.

여자들끼리 만나게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이 뾰족한 수가 없는 법의 무능을 질타한다. 그리고 단언하며 말들 한다. 무기징역이든 사형이든 법 무서운 줄 알려야 한다고. 그때 나는 이렇게 말했지. 광화문 네거리에 이순신 동상 앞에 양팔 양다리 묶어 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꼬집게 하고 때리게 하고 지극히 느리게 집요하게 혼쭐을 내야 한다고. 어쨌든 신문 구독 끊은 이유를 대라면 이렇다는 전모다.

김민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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