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의 계절, 가을을 맞아 바둑계도 풍년이다. 바둑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 줄 크고 작은 세계대회가 줄을 잇는다. 10~13일 제주에서 열리는 한중 천원전을 비롯, 22일부터 중국 청두에서는 응씨배 준결승전이 시작되고 10월에는 농심배와 궁륭산병성배가 새 시즌의 막을 올린다.
이처럼 바둑팬들이 익히 아는 굵직굵직한 세계대회 외에도 비공식 교류전과 이벤트 대회가 풍성하게 준비돼 있다. 기존 대회도 있고 새로 생긴 대회도 있다. 개최지도 한국, 중국, 일본 등지로 다양하다.
수확의 계절을 맞아 이번 달부터 크고 작은 세계대회가 잇달아 개최된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세계바둑명인전 시상식. 왼쪽부터 3위 이야마 유타, 우승자 박영훈, 2위 장웨이지에.
제16회 박카스배 한중 천원전
한국 천원 타이틀 보유자 최철한과 중국 천원 천야오예가 10일부터 13일까지 제주 그랜드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양국 천원전 우승자의 자존심을 걸고 3번 승부를 벌인다.
최철한은 한국 랭킹 3위로 국내기전 2관왕(십단, 천원)이다. 작년 12월 제16기 천원전 결승에서 윤준상을 2대0으로 꺾고 우승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통산 네 번째 출전이다.
천야오예는 4년 연속 출전이다. 중국 랭킹 9위로 올해는 제26기 중국 천원전 결승에서 저우허시를 2대0으로 제압하고 우승했다.
최철한은 이 대회서 준우승만 세 번 했다. 구리에게 두 번 졌고 작년에 천야오예에게 0대2로 패배했다. 반면 천야오예는 두 번의 우승과 한 번의 준우승을 기록했다(최철한, 강동윤에게 승리, 박정환에게 패배)
최철한으로서는 이번에 반드시 설욕하고 싶겠지만 상대전적에서 1승6패로 크게 뒤져 있어 우승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한중 양국이 매년 교대로 개최하는 이 대회 우승 상금은 1만달러, 준우승 5,000달러다.
제3회 한중일 세계바둑 명인전
한국, 중국, 일본의 명인전 우승자끼리 자웅을 겨루는 제3회 창더배 세계바둑명인쟁패전이 10일부터 13일까지 중국 후난성 창더시 공화대반점에서 개최된다. 한국의 박영훈, 중국의 장웨이지에, 일본의 야마시타 게이고가 출전한다.
박영훈은 작년 말 제39기 결승 5번기에서 백홍석을 3대1로 꺾고 명인 2연패를 달성했고, 장웨이지에는 제24기 도전 5번기에서 콩지에를 3대2로 물리치고 타이틀을 방어했다. 야마시타는 제36기 도전 7번기에서 이야마 유타를 4대2로 꺾고 타이틀을 따냈다.
첫 날 1회전 경기를 치르고 이튿날 1회전 패자와 남은 선수가 2회전을 벌인다. 다음날 1회전 승자와 2회전 승자가 우승을 다투는 이른바 역토너먼트 방식이다.
상금은 1위 30만위안(약 5,400만원), 2위 20만위안, 3위 10만위안이다. 1회 대회에선 중국의 구리, 2회 대회에선 한국의 박영훈이 우승을 차지했다.
2012년 4개국 국제신예대항전
한ㆍ중ㆍ일ㆍ대만의 차세대 유망주들이 기량을 겨루는 국제신예대항전이 11일부터 3일간 일본기원에서 열린다. 각 팀에서 8명씩 출전하는데 한국은 이영구, 김승재, 이지현, 나현, 신진서, 신민준, 최정, 오유진이 출전한다. 비록 공식기전은 아니지만 올해 갓 입단한 새내기들의 첫 데뷔 무대여서 관심이 쏠린다. 중국은 롄샤오, 리밍, 리친청, 시아천쿤, 마루롱, 류위, 송롱후이, 리샤오시 등 항저우기원 소속기사들이 출전하며 일본은 안자이 노부아키, 이다 아쓰시, 이치리키 료, 무카이 치아키, 후지사와 리나 등으로 팀을 꾸렸고 대만은 천스위엔, 샤오정하오, 헤이쟈쟈 등이 나선다.
한국은 지난 대회에서 중국과 2승1무 동률을 기록했으나 개인승수에서 뒤져 2위를 차지했다.
제1회 한중일 프로바둑 세계우승쟁탈전
14일부터 16일까지 중국 광시성 꾸이린시에서는 한국의 이세돌, 중국의 구리,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가 출전하는 제1회 꾸이린배 한중일 프로바둑 세계우승쟁탈전이 열린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 대회는 꾸이린 국제산수문화여행절 행사의 일환으로 한중일 3국의 세계대회 우승 경력자를 초청해서 벌이는 이벤트 대회다. 상금은 1위 30만위안, 준우승 20만위안, 3위 10만위안으로 진행 방식도 세계명인전과 같다.
2012년 리우저우 원미아오배
'왕년의 라이벌' 이창호와 창하오가 오랜만에 추억의 대결을 벌인다. 무대는 10월 2~3일 중국 광시성 리우저우시에서 열리는 2012 리우저우 원미아오배 세계바둑정상쟁탈전. 3판 2선승제로 어느 한 쪽이 2연승하면 3국은 열리지 않는다. 비록 이벤트기전이지만 세계 바둑계를 석권했던 두 거장의 모처럼만의 맞대결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상금은 우승 30만위안, 준우승 15만위안.
제1회 루양배 바둑명인 페어대회
지난 달 SG배 페어바둑최강전에서 우승한 유창혁-최정 사제팀이 출전하는 제1회 루양배 바둑명인 페어대회가 10월 24~25일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개최된다. 중국에서 창하오-왕천싱, 일본에 유키 사토시-스즈키 아유미 팀이 출전해 역토너먼트 방식으로 자웅을 가린다. 우승 상금은 15만위안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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