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래(26ㆍ수원)가 강릉에서 절치부심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적 무산과 관련된 억측과 오해를 풀기 위해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스플릿 라운드가 막이 오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용래의 축구 인생은 롤러코스터를 연상시킨다. 젊은 나이지만 인생의 굴곡이 심했다. 2003년 핀란드 청소년 월드컵(17세 이하)에 출전하는 등 어렸을 때부터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대한축구협회의 유소년 육성 프로젝트에 선발돼 프랑스 유학도 했다. 그러나 2009년 프로축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하는 시련을 겪었다. 고려대 시절 당한 발목 부상 등으로 ‘선수 생명이 사실상 끝났다’는 헛소문이 돌아서였다.
경남에 연습생으로 입단한 그는 조광래 감독의 눈에 들며 프로축구 정상급 미드필더로 발돋움했고 대표팀에서도 붙박이 중앙 미드필더를 맡았다. 이 같은 활약으로 지난해 수원에 이적했다. 그러나 수원 입단 후 기대 만큼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 달에는 아랍에미리트 알자지라로의 이적을 추진했지만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심장 이상이라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받은 정밀검사 결과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이용래는 이적과 관련돼 빚어진 오해를 그라운드에서의 활약으로 풀겠다며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이용래의 해외 이적 추진이 알려지자 일부 팬들은 ‘태업’ 의혹을 제기했다. 경기 후 서포터들에게 제대로 예의를 갖추지 않는다는 지적도 일었다. 해외 이적 탓에 본의 아니게 팬들의 오해를 산 것이다. 이용래는 올 시즌 내내 오른 발목 부상을 안고 뛰었다. 지난 시즌 말 오른발 아킬레스건을 다쳤는데 완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라운드에 계속 나가 통증이 완화되지 않았다. 자신의 플레이가 성에 차지 않아 서포터석으로 향하며 고개를 숙인 것이 ‘예의가 없다’는 비난을 받았다.
오해를 불식시키는 방법은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보여주는 방법뿐이다. 강릉 전지훈련에 임하는 이용래의 몸은 어느 때보다 가볍다. 1개월 가량 경기를 치르지 않으며 아킬레스건 통증도 사라졌다. 이용래는 1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포항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31라운드 경기를 잔뜩 벼르고 있다. 지난 7월 원정에서 당했던 0-5 참패를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이용래는 “체한 상태에서 경기에 나서 제대로 뛰기 힘들었다. 이번에는 사정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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