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가 6일 새누리당 정준길 공보위원의 대선 불출마 종용 의혹을 제기하면서 103일을 남겨 둔 대선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정치권은 일단 사태 추이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지지율 1,2위의 대선주자들이 연관된 데다 ‘협박’ ‘뒷조사’ 등의 거친 단어로 구성된 사안이어서 폭발력이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당분간 ‘27년 지기’ 금 변호사와 정 위원 간에 진실 공방이 불가피하다. 사태가 사정기관의 사찰 논란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안 원장 측 주장이 사실일 경우 유력한 범야권 대선 후보에 대한 유례 없는 협박이 시도된 것이어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상당한 악재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정 위원의 주장처럼 ‘친구 사이에 오간 얘기를 과장해 폭로한 것’이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도리어 기성 정치권 뺨치는 안 원장 측의 정략적 행태가 도마에 오를 수 있다.
어쨌든 이번 사안을 계기로 박 후보와 안 원장 사이에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 시작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안 원장 측 금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자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며 새누리당을 향해 한껏 날을 세웠다. 새누리당에 대해 안 원장 측이 직접적 공격에 나선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박 후보 측 역시 “(안 원장 측이) 친구 간의 대화를 과대 포장해서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고 맞받아치면서 비켜서지 않을 태세다. 링 주위를 돌며 탐색전을 벌이던 양측이 드디어 주먹을 내지르면서 정면 충돌한 셈이다.‘박근혜 대 안철수’의 맞대결이 대선전의 메인 이벤트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양측 네거티브 공방은 더욱 격화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이 이번 사안을 계기로 당 차원에서 안 원장에 대한 검증과 공격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 안 원장 측도 “역사를 되돌리려는 어떤 행위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안 원장의 대선 시계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얘기다. 그간 기존 정치권과 다소 거리를 두는 행보를 보여온 안 원장이 이날 새누리당과 박 후보 측에 대한 공격에 나서며, 거친 정치판에 발을 담근 것 자체가 대선 출마 결심을 굳혔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안 원장 측이 폭로 기자회견을 통화 당일(4일)이 아니라 이틀이 지난 시점에 한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최근 안 원장은‘재개발 딱지’구입, 포스코 사외이사 논란 등 잇달아 터져 나온 언론의 검증 공세로 수세로 내몰린 상황이었다. 지지율도 다소 하락했다. 정치권에서 더 이상 상황을 방치할 경우 수습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반전 카드를 꺼내 든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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