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연속 MLB(메이저리그)급 피칭이었다. 한화 류현진(25)이 10여 명의 외국인 스카우트 앞에서 '괴물 본색'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6일 대전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6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 3회까지 3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다소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고비 때 마다 9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올 시즌 최다 투구인 132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시즌 7승(8패)에 성공, 마지막 자존심이자 시즌 목표인 10승을 향해 순항했다. 또 역대 14번째로 1,200삼진(1,203개) 고지에 올랐고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8이닝 무실점)에 이어 16이닝 연속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이날 대전구장은 류현진을 보기 위한 MLB 스카우트로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7개 구단)에 이어 10개가 넘는 MLB 구단의 스카우트가 중앙 테이블석을 가득 메웠다. 한화 관계자는 "스카우트 등 20명이 넘는 관계자들이 대전 구장을 찾았다. 국내 선수를 보기 위해 이처럼 많은 관계자가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같은 시간 목동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제 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결선리그가 열렸지만, 대다수의 스카우트는 대전으로 발길을 옮겼다.
마치 '괴물'의 메이저리그 입단 테스트가 진행되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최근 완연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의 방망이는 약속이나 한 듯 침묵했다. 특히 왼손 투수에게 강점이 있다는 황재균(3개) 홍성흔 조성환(이상 1개) 등 롯데의 오른손 타자들은 괴물의 몸쪽 직구와 바깥쪽 체인지업에 속수무책 당했다. 류현진은 8회 2사 1ㆍ3루 마지막 위기에서도 6번 황재균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이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타선에서는 김태균(30)이 1회말 시즌 16호 홈런을 터뜨렸다. 3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태균은 2사 후 롯데 선발 이용훈의 3구째 높은 직구(131㎞)를 공략해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지난달 7일 대전 두산전 이후 30일 만에 터진 대포. 한화는 2회에도 1사 1ㆍ2루에서 8번 신경현이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넥센을 4-0으로 꺾고 2위 롯데와의 승차를 2.5경기로 줄였다. 선발 노경은은 9이닝 5안타 1볼넷 무실점 완벽투로 프로 데뷔 첫 완봉승을 올리는 기쁨을 누렸다. 손시헌은 3-0으로 앞선 7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시즌 5호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넥센은 믿었던 선발 밴 헤켄이 5.1이닝 3실점으로 무너져 뼈아픈 1패를 안았다. 시즌 성적 51승2무56패로 4위 두산과의 격차가 5경기로 가을 야구 진출 전망이 어두워졌다.
광주에서는 KIA가 선발 서재응의 7이닝 1안타 무실점 역투를 앞세워 SK를 2-0으로 꺾고 4강 희망을 이어 갔다. 나란히 승리한 4위 두산과는 그대로 3.5경기 차다. 서재응은 시즌 7승(7패)째. KIA는 0-0으로 맞선 5회 2번 김선빈의 적시타로 결승점을 얻은 뒤 6회 6번 차일목의 2루타로 쐐기를 박았다. SK는 KIA전 4연승 끝.
광주=성환희기자 hhsung@hk.co.kr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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