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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선천성 대사이상' 체크가 튼튼아기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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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선천성 대사이상' 체크가 튼튼아기 첫걸음

입력
2012.09.0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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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만 자라주었으면 하는 마음은 부모라면 누구나 매한가지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는 산모가 퇴원 후 병원에서 받은 안내문이나 진료비 내역서 등을 보고서야 아기가 어떤 검사를 받았는지 알게 된다.

출산 직후 병원에서 신생아는 기본적으로 어떤 검사를 받고, 어떤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를 임신기간 중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만에 하나 아기에게 이상이 있을 때 조금이라도 빨리 대처하기 위해서다. 아기들 병 역시 빨리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도 예후도 좋다.

이틀 간 세 차례 진찰

출생 후 집으로 갈 때까지 신생아는 자연출산이면 대략 이틀을, 제왕절개면 4, 5일을 병원에서 보낸다. 그 동안 크게 3차례 정도 의사의 진찰을 받는다. 첫 진찰은 갓 태어난 직후에 한다. 심장이 잘 뛰는지, 숨은 잘 쉬는지 등 당장 생명을 위협할 만한 문제가 있는지부터 확인한다.

급한 문제가 없으면 보통 태어난 뒤 하루가 지나기 전에 두 번째 진찰을 한다. 아기의 맨몸을 차근차근 눈으로 관찰하고 손으로 만져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뱃속에 주요 장기가 제자리에 있는지, 피부색이 정상인지, 태어나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진 않았는지, 팔다리 관절이 제대로 움직이는지, 항문은 잘 뚫려 있는지, 잇몸과 혀 등 입 속 모양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등을 꼼꼼히 살핀다. 남자아기는 고환 2개가 음낭으로 다 내려와 있는지, 여자아기는 음순 모양이 정상인지도 이때 본다.

퇴원하기 전에는 몸무게와 황달 여부 등을 최종 확인한 다음 아기 발뒤꿈치를 가는 바늘로 살짝 찔러 피검사를 한다. 생명활동에 필요한 물질을 만들고 배출하는 몸 속 대사과정이 원활한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6가지 선천성 대사이상 무료 검사

태어난 지 약 이틀 지나면 적잖은 신생아가 눈을 비롯해 몸 여기저기가 누런 색을 띠는 황달을 겪는다. 대사과정이 아직 원활하지 못해서다. 간혹 몇 주간 증상이 계속되는 아기도 있지만 대개는 며칠 지나면 간을 비롯한 장기들이 정상적인 대사기능을 되찾으면서 낫는다.

드물게 대사기능이 크게 떨어진 상태로 태어나는 아기가 있는데, 이런 아기는 황달이 너무 심하거나 비정상으로 오래 지속될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갈락토스혈증 같은 선천성 대사이상이 그런 경우다. 강남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기은 교수는 "갈락토스혈증이 있는 신생아는 엄마 젖을 잘 빨지도 못하고 먹는 대로 토하는 증상이 계속된다"며 "먹지 못한 탓에 탈수되면 몸이 늘어지면서 젖을 빨 수 있는 힘도 빠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생후 약 이틀째 하는 피검사는 바로 이 같은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들을 가려내려는 게 목적이다. 선천성 대사이상 상태를 방치하면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해지거나 특정 영양소가 필요 이상으로 많이 쌓여 간이나 뇌 같은 장기에 나쁜 영향을 준다. 아기가 성장이 잘못되고 각종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정부 지원으로 무료로 검사 받을 수 있는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은 갑상선기능저하증, 갈락토스혈증을 비롯해 총 6가지다. 국내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기가 대상이다. 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손문 교수는 "비교적 유병률이 높고 치료법이 확립돼 있어 일찍 발견하면 치료 경과도 좋고 장애도 최소화할 수 있는 질환들"이라고 말했다. 의료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거나 신생아 가족이 요청할 경우 비용을 들여 추가로 검사할 수 있는 선천성 대사이상도 약 50가지에 이른다. 김 교수는 "Rh 마이너스 혈액형을 가졌거나 혈액질환을 앓은 가족이 있는 신생아는 산모의 동의를 받아 추가로 혈액형 검사를 받을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1,000명 중 2, 3명 청력 문제

요즘엔 별도로 신생아 청력검사를 권하는 병원이 많아졌다. 옛날에는 귀 모양이 이상하거나 가족 중 청력에 문제가 있는 경우만 검사했는데, 이 같은 위험요소 없이 태어난 아기들 중에도 1,000명 중 두세 명 꼴로 청각 이상이 생긴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기 때문이다.

청력에 이상이 있으면 단순히 잘 안 들리는 문제뿐 아니라 자라면서 언어나 인지기능 발달에도 지장이 생긴다. 게다가 진단이 늦을수록 청각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는데 한계가 있다. 소리자극이 안 들어오는 기간이 길수록 뇌의 청각중추가 점점 퇴화하기 때문이다. 청각중추가 퇴화해 기능을 잃어버린 뒤에는 소리를 들려줘도 아무런 반응을 못하게 된다. 신 교수는 "신생아의 선천성 대사이상 중 가장 흔한 갑상선기능저하증(4,000명 중 1명꼴)보다 청력 이상 발생 비율이 높다"며 "의료계에선 전체 신생아가 하는 기본 검사에 청력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의료진이 권하거나 가족이 요청할 경우 추가 비용을 내면 신생아 청력검사를 받을 수 있다. 김 교수는 "머리에 자극을 줬을 때 나오는 뇌파를 컴퓨터로 분석하는 방식"이라며 "신생아는 작은 자극에도 쉽게 놀라거나 움직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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