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몸값을 못했죠."
2010년과 2011년 무관에 그쳤던 윤정수(27ㆍ현대삼호중공업)가 그 동안의 마음고생을 한 마디로 요약했다. 윤정수는 2010년 당시 최고 몸값(4억원대)을 받으며 수원시청에서 현대삼호중공업으로 이적했다. 2007~09년 3년간 무적 행진을 달렸던 윤정수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하지만 그는 2009년 단오장사를 끝으로 장사 타이틀를 차지하지 못해 '한물 갔다'는 평가까지 들어야 했다.
윤정수가 다시 부활했다. 2008년 천하장사 출신인 윤정수는 지난 4월 보은장사와 6월 청양단오장사를 연거푸 차지하며 '왕의 귀환'을 알렸다. 더군다나 라이벌 이슬기(현대삼호중공업)마저 무릎 수술로 8개월간 출전할 수 없게 돼 윤정수의 독무대가 예고되고 있다. 그렇지만 5일 전남 영암의 훈련장에서 만난 윤정수는 '제2의 전성기'라는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는 "많이 좋아졌는데 아직 멀었다. 우선 천하장사와 설날장사를 석권해야 한다"며 "그리고 내년까지 줄곧 잘해야만 전성기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윤정수의 전성기는 정말 화려했다. 그는 "그 때는 정말 좋았다. 승률이 90%가 넘었다. 지금은 그 반도 되지 않는다"며 "2007년 5관왕, 2008년 7관왕을 차지했다"고 털어놓았다. 윤정수는 2007~09년 설날장사 3연패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계속된 부진에 자신감이 떨어졌고 어깨 부상이 겹치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제1회 씨름의 날에 열렸던 단오장사에서 초대 백두장사가 된 그는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청양단오장사 후 오른 새끼 발가락 골절상을 입었던 윤정수는 2개월간 재활을 거친 뒤 추석장사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천하장사대회까지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고 강조했다. '씨름황제'로 다시 우뚝 서기 위해 '감량 전쟁'을 이겨내야 한다. 대한씨름협회는 내년 설날장사부터 체중 상한제를 160㎏에서 150㎏로 낮춘다. 현재 161㎏의 윤정수는 10㎏를 감량해야 하는 과제가 놓였다. 윤정수는 "천하장사대회가 끝난 뒤 다이어트를 위해 1대1 관리를 계획하고 있다. 체력 트레이너를 고용해 인천에서 1~2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정수는 2년 전에 20㎏를 감량한 적이 있다. 최고 182㎏까지 찍었던 그는 3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살을 빼 지금의 160㎏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다이어트 효과도 나타났다. 그는 "몸이 가벼워져 자세와 각이 많이 생겼다. 무게 중심이 낮아져서 안정감도 더해졌다"며 "체중 상한제를 150㎏로 하는 것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빼봐야 알겠지만 몸이 더 좋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 마인드를 드러냈다.
신무기 장착도 준비 중이다. 팀 후배인 김명기(금강급)에게 '똥배지기(왼배지기)'를 알려달라고 주문한 윤정수는 "(김)명기처럼 움직이면서 배지기를 할 수 있다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영암=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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