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물량 과잉공급 원인, 광교신도시 입주ㆍ동탄2신도시 분양도 부정적 영향
‘버블세븐’지역 중 하나인 경기 용인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3.3㎡당 90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이 지역은 높은 분양가에다 중대형 물량 위주로 공급됐는데 부동산 경기침체 후 시장이 소형 위주로 변하고 인근 2기 신도시 입주로 인한 후폭풍까지 밀려오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0만원대가 무너진 것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는 지난달 용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3.3㎡당 997만원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최고점이었던 2007년 3월(1,243만원)보다 19.7% 하락했다. 이는 서울의 고점 대비 하락률(7.8%)의 2.5배, 수도권 하락률(8.6%)의 2.3배에 이른다. 이 지역 한 중개업자는 “아파트 가격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짐작도 안 간다”고 말했다.
용인은 아파트 매매가격이 2005년 33%, 2006년 29% 오르면 집값이 급등한 수도권 7개 지역을 의미하는 ‘버블 세븐’에 합류했다. 하지만 중대형 위주의 공급이 발목을 잡았다. 건설업계는 2000년대 초반 중소형보다 3.3㎡당 건축비용은 적지만 가격 상승률이 높은 중대형 아파트를 위주로 공급했고 이는 투자수익을 노린 투자자와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확대 재생산됐다. 하지만 2008년 9월 세계 경제위기 이후 용인은 2008년 3.3㎡당 200만원 가량(14%) 떨어졌다. 이후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소폭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 지역에 건설된 아파트를 보면 소형 비중은 전체 4.5%에 그친 반면 중대형 이상은 73.8%를 차지했다. 경기 지역 평균 중대형 비율이 54.7%인 점을 감안하면 과도하게 높은 편이다. 여기에 1, 2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수요층의 변화와 주택 개념이 투자에서 거주로 바뀐 것도 영향을 줬다. 설계의 다양화로 중소형 아파트가 공간 활용도를 높인 것도 한 몫 했다.
또 지난해 9월 용인보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광교신도시 입주가 시작됐고 지난달 3.3㎡ 당 분양가가 1,010만∼1,030만원대 공급된 점도 용인 아파트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114 서성권 연구위원은 “용인은 미분양 물량이 여전히 많은데다 올해와 내년에도 1만 가구의 입주 물량이 대기하고 있어 특별한 상황 반전이 없는 한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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