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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한류 취소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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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한류 취소중'

입력
2012.09.0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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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류 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일본에서 예정됐던 각종 공연과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는가 하면, 일본 기업들의 협찬이나 후원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한일 갈등으로 '혐 한류' 현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5일 CJ E&M측에 따르면 글로벌 K팝 축제인 '2012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net Asian Music AwardㆍMAMA)는 올해 11월 일본의 나고야돔에서 개최키로 가계약까지 맺었다가 지난주 전격 취소됐다. CJ E&M측은 대관 일정과 공연장 주변 시설 문제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실제론 스폰서 확보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MAMA는 마카오(2010), 싱가포르(2011) 등에서 개최됐고, 올해는 한류 최대 시장인 일본에서 성대하게 열릴 예정이었다.

1일부터 도쿄 고단타 유우포트홀에서 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궁'도 급랭한 한일관계의 직격탄을 맞았다. '궁'은 2010년 국내 초연 때 관객의 70% 이상이 외국인이었고, 2011년 일본 공연에선 연일 매진사례였던 인기공연이다. 하지만 4일 현재까지 네 차례 공연에 관람객은 고작 1,000명에 불과했다. 일본의 지상파 방송에 예정됐던 배우들의 인터뷰 5, 6건이 모두 취소되는 등 홍보 루트가 막히고, 일본 기업들이 단체 관람티켓 구입이나 협찬 등을 미룬 탓이다. 연출자 송병준씨는 "홍보가 예정대로 됐으면 전석 매진이 가능했는데 아쉽다"고 전했다.

일본 간토(關東)지역의 쇼핑몰에서 당초 8월 개최 예정이었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사진전과 공식상품 유통전도 잠정 연기됐다. 이번 사진전과 공식상품 유통전은 일본 한류 시장에 만연한 불법제품을 근절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저작권자와 일본 유통업자가 공동 기획했던 행사였다.

이 밖에도 일본의 위성방송 WOWOW는 17일 도쿄 국제포럼A홀에서 열리는 '아이유 프렌드십 스페셜' 콘서트를 방송에 내보내기로 했던 계획을 철회했고, 일본 편의점 체인인 패밀리마트는 배용준과 카라 등 한류스타를 활용한 광고캠페인을 취소키로 했다. 앞서 송일국이 출연하는 드라마'신이라 불리는 사나이' '강력반' 방송과 구혜선이 주연한 대만드라마 방영 계획도 무기한 연기됐다.

일본 현지 한류 산업 관계자는 "충성도 높은 기존 한류 팬들은 그나마 괜찮다고 해도 신규 팬들을 확보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한일 갈등으로 촉발된 반한류가 K팝을 넘어 문화계 다른 분야로 본격화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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