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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케네디가 롬니를 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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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케네디가 롬니를 혼냈다

입력
2012.09.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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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 첫날인 4일 깜짝 등장한 인물은 다름 아닌 고(故)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이었다. 민주당은 준비한 헌사 비디오에서 그의 생전 정치역정을 육성을 섞어 10여분 상영하며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민주당은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의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전국민 앞에서 공개 조롱했다. 대표적인 장면이 케네디와 롬니가 맞붙은 1994년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선거 토론회. 롬니는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허용한 '로 대(對) 웨이드' 사건을 지지하다가 입장을 바꿨다. 비디오에서 케네디는 "나는 '프로 초이스'(낙태 찬성)인데, 나의 상대(롬니)는 '멀티플 초이스'"라며 롬니의 줏대 없는 행태를 비난했다. 공화당의 정강은 어떠한 낙태에도 반대한다. 롬니는 건강보험개혁법을 놓고도 오락가락했다.

이날 케네디처럼 롬니의 이중성을 직설적으로 공격한 연사는 없었다. 마치 살아 있는 듯 공화당을 공격하는 케네디의 영상이 상영되자 조 바이든 부통령을 비롯한 대의원과 당원들은 환호하며 기립박수를 보내 전당대회가 한껏 달아올랐다. 케네디는 암 투병하던 4년 전에도 전당대회에 깜짝 등장해 버락 오바마 후보의 든든한 원군이 됐다.

이날 비디오는 "오바마가 가져올 새로운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자"는 케네디의 호소로 마무리됐다. 2008년 케네디의 오바마 지지는 경선 상대인 힐러리 클린턴 당시 상원의원을 따돌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케네디는 그의 분신과 같은 건강보험개혁법에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2009년 8월 뇌종양으로 숨졌다.

케네디가(家)의 장손인 조 케네디는 비디오 소개 연사로 나와 "오바마가 에드위드 케네디의 계승자"라고 선언했다. 5일에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 캐롤라인 케네디의 연설이 예정돼 있어 전당대회가 케네디가의 정치적 영향력을 실감케 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 공화당은 케네디 비디오를 롬니 공격에 이용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비난했다.

노스캐롤라이나=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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