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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우리 모두 슈퍼맨이 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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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우리 모두 슈퍼맨이 되지 않으려면

입력
2012.09.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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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긴 가뭄과 폭염, 그리고 이어진 중부지방의 장마로 인해 기후변화를 실감한 한 해다. 반면에 남부지방은 연속적인 폭염과 열대야, 적은 강우량으로 인한 수질문제로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다.

어느 지역의 30년 평균 기상상황인 기후가 예전과 다른 행태를 보이거나, 예측이 점점 어려워지는 기상이변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 국가기후자료센터에 따르면 올해 북극 빙하는 녹는 속도가 빨라졌으며, 빙하 면적도 역대 최소로 나타났다. 북극 빙하는 세계기후를 결정하며, 세계의 대기상태를 관리하기도 한다. 특히 너무 많이 녹으면, 우리나라가 있는 북반구의 폭염과 가뭄도 더 많이 발생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올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은 유례없이 지속된 폭염과 가을장마를 몰고 온 태풍의 물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지난해 대홍수를 겪었던 미시시피 강이 올 들어 석 달 넘게 이어지는 폭염과 가뭄으로 강물이 마르면서 수심이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업용 선박들이 좌초되거나 운항중지 되었으며, 미국 전역이 반세기만의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면서 최근 10년 옥수수 등 작물의 최악 경작으로 곡물가격 급등이 예상되고 있다. 이것이 온난화에 의한 명백한 기상이변이든, 일시적인 기후변화이든 지구는 변하고 있고 인류는 그 속에서 살아가야 할 운명이다.

지구온난화가 미치는 영향은 가히 위력적이다. 세계적으로 더위로 인한 스트레스와 질병이 2배 이상 증가하고 이전엔 볼 수 없었던 가뭄과 태풍 같은 기상이변, 넓은 지역에서의 물 부족, 해빙으로 2100년까지 최대 88cm 해수면 상승, 이에 따른 해안저지대의 대규모 침수, 산림과 생태계의 변화 등이 나타날 것이다.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식생의 아열대화와 남해안 및 서해안 저지대의 침수가 우려되며, 2100년까지 2도 이내의 기온상승이 예상된다. 말라리아, 콜레라와 같은 전염병과 조류독감, 신종플루 같은 신종질환이 확산되고 폭설과, 홍수, 가뭄, 폭염이 반복으로 따뜻한 물에 사는 오징어, 멸치, 꽁치, 문어는 증가되고 찬물에 사는 대구, 명태 등은 급감할 것이라고 한다.

지구온난화는 대기 중에 갇혀 있는 에너지양의 증가가 원인이다. 인구 증가와 산업화 진행에 따라 온실기체의 양이 과거에 비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인구증가는 어떻게 보면 인류가 해결해야할 가장 큰 당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2026년에는 인구 5명당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이 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 이처럼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여 미치는 파장이 지진에 버금간다고 해 '인구지진'(age-quake)이라고 한다.

영국의 인구학자 폴 월리스는 인구지진이 실제 지진보다 무섭다고 주장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기후변화에 적응하든지 아니면 기후를 인간이 살기에 좋은 환경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기후는 돈이다"라는 말이 실감나고 있다. 기후예측에도 돈이 들고, 기후조절에도 돈이 든다. 기후변화 상황은 더 극한적으로 갈수도 있다. 그에 따른 천문학적 피해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수자원문제는 국지적인 특성을 갖고 특정국가의 일정지역의 환경, 제도, 기술 등과 관련된 지역적인 특성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기후변화는 세계적인 문제이다. 그리고 기후 변화에 가장 큰 충격을 영향을 받는 분야가 수자원이다. 정부차원의 대책과 국제협력이 필연적이다. 물에 대한 의식 제고, 물 아껴 쓰기, 홍수예방, 물 값에 대한 공정한 이해 등이 요구된다.

수자원 역시 홍수, 가뭄, 폭설 및 폭염으로 인해 우리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여지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동양병법서 에'백리지해'(百里之海)'라는 말이 있다. 백리 바깥에 물이 많아도, 한 사람의 목마름을 채워줄 수 없는 것처럼 아무리 물이 많고 풍부해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쓸모가 없다. 우리가 사는 지구가 그렇게 되지않도록 선제적 대책마련에 힘써야 한다. 아니면 우리 모두'슈퍼맨'이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최병습 수자원공사 물관리센터장·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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