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전체 상장회사 영업이익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단 두 곳의 재벌이 나머지 1,500개가 넘는 기업들이 번 돈 만큼 벌어들인 거다. 10대 재벌 안에서도 양극화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5일 한국거래소와 재벌닷컴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1조6,06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9.8%, 현대차그룹(6조4,153억원)은 12.5% 늘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633개사와 코스닥시장 885곳 등 상장업체 1,518개(금융회사를 제외한 12월 결산법인)의 영업이익(35조6,053억원)의 50.6%에 달한다.
총수가 있는 자산순위 10대 그룹으로 범위를 넓히면 이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상장회사 전체의 70.6%(25조1,197억원)로 더 올라간다. 10대 그룹의 총 매출 비중은 1년 새(49.9%→50.4%) 큰 변화가 없었는데도, 영업이익 비중이 13%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건 유럽 재정위기에도 불구 어느 정도 경쟁력이 강화된 덕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10대 그룹 안에서도 격차가 심했다. 삼성과 현대를 제외한 8개 그룹은 사실상 실적이 크게 나빠졌다. LG그룹(-4.5%) SK그룹(-31.3%) 롯데그룹(-37.5%) 현대중공업그룹(-49.4%) GS그룹(-47.8%) 등은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줄었고, 한진그룹은 2,588억원의 적자를 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보통신(IT)과 자동차 분야의 경우 금융위기 이전에 해외투자 및 제품개발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게 좋은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체 국민경제 차원에서 특정분야 쏠림 현상은 대외여건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재벌간 양극화가 이를 만회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질 경우 자칫 하청업체 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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