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삼성이 애플 아이폰에 부품 공급 중단한다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삼성이 애플 아이폰에 부품 공급 중단한다면…

입력
2012.09.04 17:39
0 0

삼성전자와 애플의 관계는 아이러니 그 자체다. 스마트폰 완제품에선 유례없는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부품 쪽에선 뗄 수 없는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에 대한 부품판매가 전체 매출의 약 5%를 차지하고 애플은 기기에 들어가는 부품의 약 40%를 삼성전자에 의존하고 있다.

업계의 관심은 이제 삼성전자가 한치의 양보 없이 파상공세를 펴고 있는 애플에 대해 과연 부품을 공격무기로 쓸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4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해외IT 전문가들은 특허소송이 마지막으로 치달아 벼랑 끝 대치상황에 직면할 경우, 삼성전자의 부품공급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파이퍼 재프리의 진 문스터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아이폰에 들어가는 약 40%의 부품을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고 있다"며 "삼성전자로부터 이 부품들을 계속 공급 받아야만 하는 애플로선 이번 특허소송으로 어떤 타격이 미칠 지 심각하게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만약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쓰이는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의 주력생산업체인 삼성전자가 관계악화 등을 이유로 부품공급을 줄이거나 중단할 경우, 애플 역시 치명타를 맞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설령 부품공급을 줄이거나 중단하지 않더라도, 애플은 다소 껄끄러운 입장에서 삼성전자와의 부품가격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시된 애플 신제품들을 보면 소프트웨어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기 보다는 하드웨어(부품) 쪽을 업그레이드 시켜 나온 모델이 많다"며 "그만큼 애플로선 좋은 부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애플이 다른 공급선을 찾을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삼성전자 부품을 대체할 만한 곳은 없다. 영국 IT전문펀드인 폴리캐피털의 벤 로고프 매니저도 "애플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안정적으로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협력사가 필요하다"며 "삼성전자와의 관계가 안 좋아지면 다른 공급사를 찾아야 하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역시 부품카드를 쓰는 게 쉽지는 않다. 워낙 애플 자체가 큰 거래선이기 때문에, 애플에 대한 부품공급을 줄이거나 끊는다면 매출과 순익에서 그만큼 손실을 감수해야만 한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소니를 제치고 삼성전자로부터 가장 많은 부품을 사가는 업체로 올라섰다.

가장 큰 장애물은 반독점 논란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모바일 D램 시장에 각각 약 70%, 50%의 안팎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절대적 시장지배권을 가진 업체가 소송 등의 이유로 거래처에 부품공급을 줄이거나 중단할 경우엔 반독점행위로 제소될 위험도 있다는 게 특허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부품공급 축소나 중단 등은)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공급이 맘대로 휘두를 수 있는 칼은 아니지만 애플에 대한 압박카드는 충분히 될 수 있다"면서 "삼성 역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