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106일 앞두고 이른바 제4후보들이 우후죽순 등장할 태세다.
지금까지의 대선 구도는 양자 혹은 3자 대결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이미 상수로 등장했고, 9월 중 확정될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연말 대선 방정식의 주요 변수로 기능해 왔다.
하지만 군소 후보들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대선 방정식이 '다자 대결 구도'로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청소년 지킴이'로 통하는 강지원 변호사는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 나라 정치판의 흙탕물을 깨끗하게 청소해 놓고 죽어야겠다는 소명감에 불타고 있다"며 "대선에 한국 최초의 매니페스토(정책중심선거) 후보로 출마하기로 했다"고 대선 출마를 공식화 했다. 검사 출신 강 변호사는 청소년 보호위원장,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 등을 지냈다.
정운찬 전 총리도 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 출마 결심을 거의 굳힌 상태다. '동반성장'을 모토로 제3세력을 대표하는 후보가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도 최근 "대선 후보는 고통의 자리가 될 것"이라며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물론 이들이 12월 대선 결승점까지 완주할지, 중간에 포기할지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 게다가 이들이 대선 구도를 뒤흔들 정도의 지지율을 얻어낼 가능성은 현재로선 전무하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안 원장이 이미 중도 표심을 선점한 상황에서 정 전 총리나 강 변호사가 의미 있는 지지율을 거두기는 어렵다"며 "이 전 대표의 경우도 현재 2%대를 기록하고 있는 통합진보당 지지율을 그대로 다 받아 안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잘해야 군소 후보들의 지지율은 1~2%'라는 얘기다.
하지만 선두권 후보의 승패가 '49대51'로 갈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대선 판도에서 1~2%의 지지율은 승부를 가르는 주요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등장은 누구에게 유리할까.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보수(정 전 총리) 중도(강 변호사) 진보(이 전 대표)쪽에서 한 명씩 군소후보가 등장하게 되는 셈"이라며 "정 전 총리의 출마는 박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고, 강 변호사는 안 원장에게, 이 전 대표는 민주당 후보에게 불리한 요소"라고 분석했다.
반면 KSOI 윤실장은 "정 전 총리나 강 변호사는 중도나 비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는 측면이 있어 이들의 등장이 야권 후보엔 불리하게, 박 후보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은 남편 강 변호사의 대선 출마를 이유로 이날 사직서를 제출했다. 권익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 위원장이 강 변호사의 대선 출마 결심이 확고해진 상황에서 위원장직을 수행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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