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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달래려… 美, 이란 고강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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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달래려… 美, 이란 고강도 압박

입력
2012.09.0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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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 핵시설 공격을 주장하는 이스라엘을 달래기 위해 고강도의 이란 압박 카드를 꺼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16~27일 페르시아만에서 25개국 공동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소해정(기뢰제거용 군함) 군사훈련을 한다고 3일 보도했다. 훈련에는 헬기와 수중 로봇 드론도 동원된다. 훈련은 이란과 직접적 충돌 위험이 있는 호르무즈 해협과는 떨어진 곳에서 실시되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수출을 차단하면 즉각 군사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또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수개월 내 카타르에 레이더기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스라엘과 터키에 이어 세번째다. 미사일방어(MD) 체제를 구축,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 공격이라는 이란의 도발로부터 우방국의 주요 도시와 군사기지, 원유 수송관 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무력화시키는 사이버작전인 '올림픽 게임스'도 새롭게 추진된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시작된 이 작전은 이란 원심분리기를 교란시켜 통제불능 상태로 만드는 것인데, 이란 정부는 2010년 이후 대부분의 핵시설에 이에 대한 방어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미국의 이란 압박 조치가 이스라엘을 달래면서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선이 코앞인 미국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 공격하고, 이란이 반격해 중동이 화약고로 변하는 상황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생각한다. 중동 외교정책 실패라는 비난은 물론이고 국제유가가 치솟고, 경제위기가 심화하면 오바마의 재선은 물 건너 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지난주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 핵개발을 지연시킬 수는 있겠지만, 파괴하지는 못한다"며 "섣부른 공격은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노력을 수포로 돌리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스라엘 내에서는 여전히 강경론이 거세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제재할 명확한 금지선(레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스라엘 고위관료들도 미국의 동의 없이 이스라엘이 단독공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내부에서는 이란 압박 수위를 높고 의견이 엇갈린다.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기 전에 군사행동의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이스라엘의 과도한 개입이 오히려 전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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