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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대책/ 美 성범죄 수사 베테랑 박향헌 검사"美, 아동 성범죄엔 초범이라도 중형 선고 재범 위험성 높으면 꾸준히 감시·격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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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대책/ 美 성범죄 수사 베테랑 박향헌 검사"美, 아동 성범죄엔 초범이라도 중형 선고 재범 위험성 높으면 꾸준히 감시·격리해야"

입력
2012.09.0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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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징후가 없었던 사람이 갑자기 질 나쁘고 잔혹한 범행을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재범 위험성이 높은 성범죄자는 강력하게 처벌하고 꾸준한 감시를 이어가야 합니다."

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방문한 미국 LA지방검찰청 소속 박향헌(49·미국명 '앤 박') 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아동 대상 성범죄자 등 치료 가능성이 낮은 성범죄 사범에게는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박 검사는 1994년부터 LA지방검찰청 검사로 재직하면서 성폭력, 가정폭력 사건 수사만 10년 이상 맡아온 이 분야 베테랑이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에서는 1994년부터 삼진아웃제에 따라 중범 전과가 있는 사람이 세번째 범죄를 저지르면 25년형에서 종신형에 이르는 중형을 선고한다"며 "12세 이하 어린이를 성폭행한 경우나 피해자를 납치, 유괴, 협박하고 상처를 입히고 감금한 경우에는 초범이라 할지라도 25년형에서 종신형까지 선고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2008년 당시 8세 여자 어린이를 납치ㆍ성폭행한 조두순이 12년형을 선고받고, 전과 12범에 이르는 성폭행 전과자가 형을 마치고 출소한 뒤 다시 성폭행과 살인을 저지르는 국내 현실과는 대조적이다.

박 검사는 "부족한 재정이 큰 과제로 남아있지만 미국에서는 삼진아웃제 도입 직후 범죄율이 낮아졌다고 보고됐다"며 "성범죄자들은 자기 자신을 컨트롤할 수 없는 정신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에 꾸준히 감시, 격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의 성폭력 예방책 중 보완해야 할 점을 묻는 질문에 박 검사는 "무엇보다 피해자와 그 가족이 평생 안고 갈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린이도 어렸을 때부터 아주 작은 피해까지 모두 경찰 등에 신고해 기록으로 남기도록 하고, 경찰 교사 의사 등이 성폭력 문제에 대해 더 민감하게 대응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검사는 간담회 도중 나주 초등학생 납치ㆍ성폭행 사건을 떠올린 듯 "한국에 도착한 날부터 오늘까지 너무 좋지 않은 일들이 계속됐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전남 여수시에서 열린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행사 참석차 방한한 박 검사는 17세 때 미국으로 이민 간 1.5세대로 캘리포니아대(버클리)에서 심리학과 여성학을 전공하고 1991년 캘리포니아대(헤이스팅스) 로스쿨을 마쳤다. 그는 내년부터 재미 한인검사협회 2대 회장을 맡을 예정이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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