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이 중반전에 접어들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정치권 안팎의 관심은 이제 “야권 단일화 경선이 치러지면 누가 이길까”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물론 안 원장이 무조건 야권 단일화에 참여할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행적을 봤을 때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
안 원장이 단일화에 뛰어든다면 가능한 방식은 ‘정치적 담판’이나 ‘경선’이다. 안 원장이 작년 9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후보를 양보했던 게 전자의 경우다. 1997년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와 김종필 자민련 총재 간 ‘DJP연대’도 이 경우다.
국민적 관심 속에 경선을 치를 수도 있다. 현재 민주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문재인 후보와 안 원장의 대결을 상정하면, 안 원장의 우세를 점치는 견해가 일단 많다. 여론조사 다자구도에서 안 원장이 문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선은 10월 또는 11월 중순에나 치러질 것이다. 안 원장의 지지도가 그 때까지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
당장 문 후보가 후보로 확정되면 ‘컨벤션 효과’를 누리며 지지율이 상승세를 탈 공산이 크다. 단일화 경선이 가시화하면 민주당은 태도를 바꿔 안 원장 검증과 공격에 적극 나설 것이다. 게다가 민주당은 조직을 갖고 경선에 임하지만 안 원장은 조직이 약하다.
문 후보 측 노영민 의원은 3일 tbs라디오에서 “초반에는 참신성, 마지막에는 국정운영의 안정성이 평가를 받는다”며 “국민들은 (안 원장 보다) 문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문 후보가 참여정부와 친노 프레임에 갇혀 표의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안 원장을 꺾기 힘들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때문에 다른 후보가 되는 게 단일화 경선에는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손학규 후보가 민주당 후보가 되면 중도층을 놓고 경쟁할 수 있고, 김두관 후보는 드라마틱한 인생스토리가 안 원장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두 사람이 후보가 되는 경우엔 당내 경선에서 뒤지던 인물이 역전해 후보가 됐다는 점이 ‘바람’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결국 정치권 안팎의 분석을 종합하면“현재는 안 원장이 유리해 보이지만 단일화 경선에 돌입하면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다”로 요약될 것이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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