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부진이 심각해지고 있다. 내수는 물론이고 그 동안 받쳐주던 수출마저 흔들리는 양상이다.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가뜩이나 수요가 줄고 있는데다,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반격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 여기에 국내 공장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진 것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가 8월 국내외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59만1,942대보다 7% 감소한 55만213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다.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 3만5,950대, 해외 25만7,974대 등 모두 29만3,924대를 판매했다. 이는 작년 8월보다 국내 판매는 29.9% 줄고, 해외 판매는 0.4% 늘어 전체 판매는 4.6% 감소한 것이다. 특히 내수 부진이 심각한데, 지난 2009년 1월(3만5,396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판매 증감율 역시 2009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지난 달 내수 3만2,078대 , 해외 15만8,826대 등 모두 19만904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 줄었다. 기아차의 내수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감소하면서 지난 2009년 8월(2만5,184대)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2개월 연속 감소세에 대해 "완성차 노조의 파업과 여름 휴가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로 생산차질을 빚은 데다 경기침체로 판매량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국내외 판매 실적이 반토막 났다. 르노삼성은 내수 4,001대, 수출 7,081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63.9%, 56.4%나 줄면서 전체적으로 59.4%가 급감했다.
쌍용차는 내수 판매에서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쌍용차는 지난달에 내수 시장에서 3,706대를 팔아 지난해 동기 보다 8% 늘었다. 다만 해외 판매가 5,430대로 18.6% 줄면서 전체 실적은 9.5%가 감소했다.
한국지엠도 지난달 내수 9,808대, 해외 3만5,359대 등 총 4만5,167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7%가량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국내외 자동차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며"미국, 중국, 유럽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국내외 메이커들간 경쟁이 더욱 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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