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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사업가 이철재씨 등 3000명 후원 '푸르메 재활센터' 4일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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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사업가 이철재씨 등 3000명 후원 '푸르메 재활센터' 4일 개관

입력
2012.09.0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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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누군가 떠먹여 주는 게 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 스스로 일어서도록 돕는 게 본인의 미래를 단단히 하고,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 꼭 필요합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신교동 푸르메재단 건물에서 만난 장애인 사업가 이철재(43)씨는 들떠 있었다. 지난 2008년 6월부터 다달이 50만원씩 기부한 자신의 작은 정성이 보탬이 돼서 만든 장애인 재활치료 전문 기관 '푸르메 재활센터'가 드디어 4일 문을 열기 때문이다.

푸르메 재활센터는 장애 아동의 재활을 돕는 국내 유일의 전문 치료 기관. 지상 4층 건물에 물리치료ㆍ언어치료ㆍ감각통합치료 등을 담당하는 어린이재활센터를 비롯한 각종 의료ㆍ재활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센터 운영을 맡은 푸르메 재단 관계자는 "매일 300명 이상의 장애아들이 치료를 받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가 문을 열기까지는 이씨를 비롯해 시민 3,000여 명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후원금이 큰 힘이 됐다. 푸르메 재단의 백경학 이사는 "그 동안 2곳의 어린이 재활 병원이 문을 열었지만 수익성 악화로 문을 닫았다"며 "꼭 필요한 공간이기에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종로구는 공영주차장 부지를 무상으로 임대해줬고, 소설가 고(故) 박완서 선생은 자신의 인세를, 신경숙씨는 상금을 기부했다. 이가건축사무소는 3억원 넘는 설계를 기부했고, 시공사인 보미건설도 수익 없이 원가로만 공사를 했다.

1988년 고교 시절 교통사고로 '가슴 아래를 움직일 수 없다'는 진단을 받고 2년 넘게 힘겨운 재활치료를 받았던 장애인 사업가 이씨는 무려 10억원을 재단에 쾌척했다. 그는 재활과 공부를 병행, 명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를 졸업했고 이후 미국 IT업계에서 활동하다 2000년 귀국해 사업을 해왔다. 그가 기부한 10억원은 2009년 자신의 게임회사를 넥슨의 자회사로 합병한 뒤 대표로 활동하다 올 3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넥슨의 지분을 처분한 돈의 일부다.

그는 "장애 후 특수 도구를 손목에 끼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침대에서 바지 입는 법 등 생활의 모든 것을 처음부터 새로 익혀야 했다"며 "장애 어린이들이 하루라도 빨리 적절한 재활 치료를 받아 자립하도록 돕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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