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이 부른 참사였다.
이정훈 청소년대표팀 감독은 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 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조별 예선 4차전에서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방심하지는 않겠지만 그 동안 힘든 경기를 치렀던 만큼 오늘 경기에서는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겠다"고 밝혔다. 외야수 김인태(천안북일고), 포수 한승택(덕수고) 등 주전들을 선발 명단에서 대거 제외한 채 경기에 나선 한국은 콜롬비아에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홈에서 망신을 당했다.
1회초 1번 야르 모렐로스의 우익수 앞 안타와 폭투 등으로 선취점을 내준 한국은 콜롬비아 선발 에드가로 헤르난데스의 구위에 밀려 3회까지 무득점으로 끌려갔다. 4회말이 돼서야 선두 타자로 나간 3번 강승호(천안북일고)가 좌익수 방면 3루타로 출루하며 득점 찬스를 잡았다. 이어 5번 이우성(대전고)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힘겹게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9회초 2사 후에 갈렸다. 에이스 윤형배(천안북일고)는 2사 후 4번 알바로 노리에가에게 좌중월 2루타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이후 2루 견제가 빗나가며 주자를 3루까지 보내줬다. 갑자기 흔들린 윤형배는 5번 애드윈 푸엔테스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폭투로 결승점을 헌납했다. 한국은 투수를 윤형배에서 안규현(덕수고)으로 황급히 교체했지만 6번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또 다시 허용하며 추가점을 내주고 말았다. 결국 한국은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7회 1사 후 마운드에 오른 윤형배는 2.1이닝 1안타 1볼넷 4삼진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경기 후 이정훈 감독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면서 주루 미스가 나오는 등 경기가 최악으로 흘러갔다"며 "전체적으로 체력이 많이 다운된 만큼 컨디션을 다시 체크하면서 잘 가다듬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3승1패가 된 한국은 A조 1위를 조기에 확정 짓지 못했다. 한국은 4일 잠실구장에서 네덜란드와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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