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는 희망과 변화의 메시지를 들고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가 다시 미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 재선에 도전한다. 민주당은 4~6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오바마를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한다. 오바마는 6일 지명수락 연설에서 실패한 대통령이란 공화당 공격에 맞설 재집권 전략을 제시하고 '4년 더'를 호소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컨벤션 효과를 통해 오바마가 밋 롬니 공화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기대한다. 롬니는 전당대회 이후 지지율이 잠시 오바마를 추월했으나 다시 밀려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
새로운 스타는 누구
개막 첫날인 4일의 하이라이트는 오바마 부인 미셸의 지지연설.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앤 롬니가 남편 구하기에 나선 바 있어 미셸의 대응이 주목된다. 연설 실력이 뛰어나 '리틀 오바마'로 불리는 훌리안 카스트로 샌안토니오 시장은 히스패닉으로는 처음으로 기조연설을 한다. 5일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나오고,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전한다. '오바마의 남자'인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롬니 저격수로 나설 예정이다. 또 케네디가를 대표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유일한 생존 자녀인 캐롤라인 케네디 변호사가 참석한다. 4년 전 뇌종양 투병 중이던 에드워드 케네디가 맡았던 '깜짝 등장'연사가 누굴지도 관심이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불참한다.
오바마, 재선카드는
최대 관심사는 오바마가 후보지명 수락연설에서 일자리 창출과 경제회복을 위해 어떤 비전을 제시하느냐다. 현재 실업률 8.3%는 1980년 이래 현직 대통령의 성적 중 최악이어서 재선가도에 치명적이다. 카터는 7.5%, 아버지 조지 H 부시는 7.4%의 실업률을 기록하면서 재임에 실패했다. 여론은 오바마보다 조지 W 부시 전임 대통령의 원죄가 더 크다고 보고 있으나 시간이 갈수록 오바마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다. 롬니가 수락연설에서 공화당 전유물이던 전쟁을 한차례도 언급하지 않고 경제이슈에 집중한 것도 이를 겨냥한 것이었다. CNN방송은 오바마가 수락연설에서 경제공약인 투-두(to-do) 리스트를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샬럿, 교통ㆍ숙박난 속 시위
인구 75만의 샬럿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는 당원과 언론인 수용, 교통체증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6만~7만명에 달할 참석자 대부분은 개인 주택을 비싼 가격에 임대하거나 대회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숙소를 찾고 있다. 대회장 인근 큰 단지는 1주일 임대에 무려 4만달러를 부른다. 워싱턴포스트는 대회장과 40km 떨어진 호텔에, 뉴욕타임스는 주가 다른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숙소를 정했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1만5,000여 취재진의 여건이 이보다 나을 리 없다. 많은 취재진들은 대회장 밖 임시 텐트에서 기사를 작성토록 돼 있다. 최대 노조조직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은 노조결성률이 가장 낮은 주에서 전당대회가 열린다며 불참을 선언했다. 샬럿에 속속 몰려든 사회활동가들은 2일부터 각기 이슈를 제기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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