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英, 무바라크 자산 방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英, 무바라크 자산 방치

입력
2012.09.03 12:05
0 0

영국 정부가 이집트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가족 및 측근들의 영국 내 자산에 대해 제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이들이 막대한 재산을 고스란히 보유할 수 있도록 방치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BBC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집트 혁명이 발생한 지 1년 반이 지났음에도 무바라크 관련 인사들이 보유한 자산의 상당 부분을 동결 조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소유권을 행사하는 자산에는 런던의 부촌인 첼시와 나이트브리지의 고급주택, 런던 내 법인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이집트 전 정권 인사가 정부 허가를 얻어 최근 영국에 회사를 설립하는가 하면 무바라크의 차남 가말이 임원으로 재직하던 투자자문회사도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바라크 가족 명의로 된 재산 역시 동결 대상에서 빠져 있다.

가디언은 영국 정부가 금융권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무바라크 관련 자산 동결에 소극적이라고 전했다. 중동 갑부들의 비자금이 런던 금융권에 대거 유입된 상황에서 이를 규제할 경우 대규모 자금 이탈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바라크의 또 다른 비자금 도피처 중 하나였던 스위스가 무바라크 실각 직후 관련 자산을 신속히 동결하는 등 국제사회가 무바라크 재산 환수에 동참하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영국 정부의 이런 태도는 말로는 아랍 민주주의를 지지하면서 뒤로는 자국 금융권의 이익을 보장하는 이중성을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영국 정부가 이집트 구정권 인사의 재산 추적에 미온적으로 나오자 이집트 신정부는 영국 재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바라크 재산 환수 책임자인 무함마드 마수브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은 재산 환수 문제에서 전세계 최악의 국가 중 하나"라며 "영국 정부는 이집트가 응당 보유해야 할 자산에 손해를 입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무바라크 일가는 독재정권 시절 각종 이권을 독차지하며 이집트 고급 휴양지를 비롯,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세계 곳곳의 고급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금융 중심지에 막대한 현금계좌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동산과 부동산을 합쳐 40억~700억달러(4조 5,000억원~79조원)의 재산을 은닉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