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히말라야 8,000m 이상 14개 봉우리를 완등한 김재수(51) 대장이 2011년을 가장 빛낸 산악인으로 선정됐다.
대한산악연맹은 최근 산악상 심사위원회 심의와 이사회를 열고 김 대장을 올해의 대한민국산악대상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김 대장은 지난해 4월 26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정상에 올라 히말라야 산군의 8,000m 이상 14좌에 모두 올랐다. 특히 그는 14좌를 4년 4개월 만에 완등한 세계기록 보유자다. 그는 3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산악인들 사이서는 14좌 등정에 걸린 시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며 “함께 산을 오른 동료들과 그들에게 등정을 허락한 가족들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14좌 완등 기록은 2000년 엄홍길 대장이 가장 먼저 세웠다. 이후 2001년 박영석, 2003년 한왕용, 2010년 오은선씨에 이어 김 대장이 다섯번째로 올랐다. 박영석 대상이 14좌 완등에 걸린 시간은 8년 2개월이었다.
히말라야 8,000m 봉우리는 흔히 ‘신들의 거처’로 표현된다. 하지만 그는 처음부터 여느 산악인들처럼 이 봉우리를 욕심 내지도, 모든 등산가들이 꿈을 꾼다는 등정에 대한 꿈을 품지도 않았다. “어려서 그냥 산이 좋아서 산을 탔고, 여러 선후배들 사이에 껴서 산에 올랐을 뿐인데 이렇게 됐네요.”
그의 첫 히말라야 등반은 1990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시작으로 부산에서 사업(신발 부품 제조) 틈틈이 도전해 2002년까지 시샤팡마, 초오유, 로체 등 8,000m 이상의 네 봉우리에 올랐다. 그 뒤 특별한 활동이 없던 그가 다시 히말라야에 나타난 건 2007년.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데 문득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산을 탔으니 받은 만큼은 후배들에게 되돌려 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에요.” 때마침 14좌 등정을 목표로 삼은 고미영씨를 만나면서 에베레스트 원정대를 결성했고 금전적 후원과 함께 본격적인 고봉 도전에 동행했다. 김 대장은 고씨가 2009년 낭가파르밧에(10번째 등정) 오른 뒤 하산하다가 사고로 숨지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그만 둘까도 싶었지만 남은 고씨 가족에 대한 위로의 방법이 달리 없었어요. ‘14좌 완성을 내가 대신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던 겁니다.”
시상식은 14일 오후 6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리는 ‘2012년 산악인의 날’ 행사에서 진행된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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