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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간 달동네와 함께 한 파란 눈의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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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간 달동네와 함께 한 파란 눈의 신부님

입력
2012.09.0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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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도저히 나 혼자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스물 다섯에 한국에 와서 고희가 될 때까지 나를 도와준 그 수많은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이 상은 없었을 겁니다.”

32년 동안 빈민과 달동네 주민들의 아픔을 온몸으로 껴안아온 브레넌 로버트 존(한국명 안광훈ㆍ71) 신부가 3일 ‘2012년 서울시 복지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태어난 안 신부는 1966년 한국에 입국해 3년 뒤 강원 정선에 주임 신부로 부임했다. 그때 원주 교구장이던 고 지학순 신부를 만나 감화를 받은 그는 저소득층의 대출을 위한 ‘정선 신용협동조합’을 만들었으며 지역 병원이 없는 군민들을 위해 ‘프란치스코 의원’을 운영하기도 했다.

81년 서울 목동성당 주임신부가 된 그는 목동 재건축 현장에서 쫓겨나는 철거민들의 현실을 보며 ‘빈민 사목’에 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92년엔 고 김수환 추기경에게 부탁해 미아6동 달동네에 전세집을 얻어 살면서 이 지역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활동도 벌였다. 그는 “이 동네가 재개발 되면서 지금은 모습이 많이 바뀌었지만 그 많던 가난한 이웃들이 사라진 건 아니며, 여전히 그들은 고통 받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8년 전부터 ‘삼양동 주민연대’의 대표로 활동하면서 주거복지센터를 열어 상담사 역할을 하고 있고, 2년 전엔 소액대출 은행인 ‘한바가지 은행’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정부에 쓴 소리도 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낮은 곳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안 신부 외에 10년간 총 1,200회, 4,522 시간 동안 문래동 독거노인을 위해 자원봉사를 한 홍인식(58ㆍ최우수상)씨와 국외 여러 나라 아이들을 지원하고 있는 배우 최지우의 팬클럽 ‘스타 지우’(우수상) 등을 서울시 복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푸드뱅크 사업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탤런트 윤세아와 다양한 기부 활동을 벌여온 가수 션에게는 서울시장상을 수여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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