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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NIE] 주폭에 관대한 문화 이젠 안돼… 강력한 단속과 치료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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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NIE] 주폭에 관대한 문화 이젠 안돼… 강력한 단속과 치료 바람직

입력
2012.09.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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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집 근처에서 술에 취한 승객이 무슨 이유 때문인지 나이 많은 택시기사 한 분을 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다. 구경꾼들이 몰려들고 싸움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나에게 "누구냐"고 묻던 경찰관 아저씨는 끝내 오지 않으셨다.

그런데 최근에 주폭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경찰은 '주폭과의 전쟁'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주폭이란 주취폭력배의 줄임말로 술에 취해 가족, 이웃 주민, 경찰관 등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 고성방가를 하는 사람까지 포함하는 말이다. 최근 공무집행 방해 사범 가운데 70% 이상이 술에 취한 상태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니 범죄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주폭 단속은 꼭 필요한 듯 보인다. 주폭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음주자 본인에게 피해가 될 뿐만 아니라 가정문제를 일으키고, 더 나아가 사회적·경제적 손실까지 초래하기 때문이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음주문화를 배우게 하여 악순환을 일으킨다는 문제점도 있다.

그런데 특히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주폭 문제가 불거진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가장 큰 이유는 술에 너그러운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는 것을 남자답다고 여기며,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남자 주인공이 술에 취해 싸움을 벌이거나 기물을 파손하는 장면을 아무렇지 않게 접할 수 있는데 이렇게 사소한 것들이 학습되어 주취폭력에 대해 관대한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몇 년 전 조두순 사건에서 조두순씨는 아동 성범죄를 저질렀지만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이유로 무기징역에서 12년형으로 감형되었다. 이처럼 술에 너그러운 제도 또한 주폭 사고의 한 원인이다.

따라서 주폭 문제를 해결하려면 음주 문화와 사회의 분위기를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폭 행위에 대해 심각성을 일깨우고, 공원이나 계곡, 바다 등 아무데서나 술판을 벌이는 문화 또한 개선해 나가야 한다.

또한 잘못된 음주문화의 대물림과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해 청소년의 음주교육에 대해서도 힘써야 한다. 수학여행지에서 학생들끼리 술을 마시는 것이 당연한 문화로 받아들여지는 사회 속에서 무조건적으로 청소년의 음주를 일탈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음주'에 대해 지도하여 '숨어서 몰래하는 어두운 음주문화'를 몰아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또 한편으로는 주취폭력배들의 단속 강화와 함께 그들의 치료와 사회 복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구속이라는 강경책에도 불구하고 주폭 사건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주폭에 대한 근본적인 치유에는 그동안 무관심해서였는지도 모른다.

주폭이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떠오른 지금, 더 이상 주취폭력을 '개인적이고 사적인 문제'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단속과 함께 치료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한편, 올바른 음주교육을 통해 잘못된 음주 문화를 고쳐나간다면 우리나라도 주폭 없는 안전하고 쾌적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원 강릉 강일여고 2학년 송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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