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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이 말하는 '사례로 배우는 좋은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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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이 말하는 '사례로 배우는 좋은 수업'

입력
2012.09.0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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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물감 표현법을 설명하던 중 한 학생이 장난을 치는 바람에 물감이 교실 여기저기와 학생에게 튀었다. 교사는 잘못을 지적하고 손수 물 휴지로 물감을 닦고 위로한 뒤 수업을 진행했다. 문제가 없어 보이는 이 교사의 수업에서 지적할 점은 무엇일까.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수학습개발센터는 "수업을 단절시키지 않고, 그 상황을 학습으로 연결시켰으면 문제를 일으킨 학생도 교사의 배려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평가원이 제시한 '사례로 배우는 좋은 수업'을 알아본다.

학생의 실수도 교육소재로

일단 일을 저지른 학생에게 "왜 그랬냐"는 식의 질문이나 질책은 아무 의미가 없다. 위의 경우에 물감 표현법을 설명하는 도중이었으므로 그 학생에게 종이를 들고 바닥에 뿌려진 물감을 찍어보게 한 뒤 나타난 모양을 같이 살펴봄으로써 학습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또 물감을 닦은 휴지를 이용해 찍어서 표현하는 방법도 설명할 수 있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침착하게 행동하기는 힘들지만, 수업의 흐름을 단절시키지 않고 실수를 한 학생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다.

연역법보다 귀납법

식물의 뿌리 종류를 가르치는 시간에 교사는 원뿌리와 수염뿌리 그림을 칠판에 붙였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자~ 가져온 식물들을 책상에 올려놓고, (칠판을 가리키며) 뿌리가 이 그림처럼 생긴 식물을 골라내 보세요"라고 했다.

관찰학습을 위해 식물을 채집해 가져오게 한 방식은 좋지만, 학생들이 발견해야 할 결론을 미리 제시한 연역식 수업은 좋지 않다. 학생들이 채집해온 식물의 차이점을 찾아 스스로 분류하도록 하고, 마지막에 준비한 그림 자료를 제시하는 것이 좋다. 이런 귀납적 방식이 과학자와 유사한 사고 단계를 밟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오답 거부하지 말아야

"금속활자는 어느 시대에 만들었지요?" "조선시대입니다." "지난 시간에 그렇게 말했는데 아직도 모르냐? 누구 다른 사람이 정답을 말해 볼까?"

교사의 냉담한 반응에 학급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학생의 본분은 소신껏 틀리기이며, 학생에게 정답만 나오기를 바라고 오답에 핀잔을 주거나 모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학생의 마음을 닫게 한다.

학생에게 구체적인 틀린 곳을 지적해주고 칭찬을 곁들이며 자기의 결점을 찾게 해서 계속 학습활동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위의 오답에 대해 "내가 생각할 때 그 답이 좀 잘못된 것 같은데. 만약 금속활자가 조선시대에 만들어졌다면 세계 최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디 창민이(대답한 학생 이름)와 함께 다시 생각해 볼까요?"라고 수업을 이끌 수 있다.

작은 것, 과정을 칭찬하기

한 담임 교사는 발표 때마다 단체칭찬을 유도한다. "윤호의 발표에 다 같이 칭찬합시다. 자~알 했어!"하는 식이다. 그러나 공허하고 형식적인 칭찬을 되풀이하면 진짜 칭찬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어쩌다 칭찬을 빼먹으면 오히려 상처가 된다.

이보다 구체적이고 작은 것 하나, 또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해야 한다. 교사는 무엇을 칭찬할 것인가를 꾸준히 찾아야 한다. "글씨를 잘 쓴다" "달리기 잘하니 멋있더라" "머리 깎으니까 예뻐 보인다" 등 개인에게 속삭이듯 칭찬을 하는 것도 좋다. 단체칭찬은 수상, 선행, 봉사활동 등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칭찬 받는 이유를 설명해주고 박수와 함께 해주도록 한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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