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소득공제율 축소, 가맹점 수수료율 변화 등 신용카드 업계에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이에 따라 새 수익원을 찾으려는 카드사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우선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이 내년부터 20%에서 15%로 줄어든다. 위험 수위에 도달한 가계 빚을 줄이기 위해 '외상 거래'인 신용카드보다 예금 범위 내에서만 지출할 수 있는 체크카드 사용을 늘리겠다는 게 정부의 의도다. 그간 세원을 투명화하기 위해 신용카드 사용을 권장한 결과 민간소비의 60%가 신용카드로 결제될 만큼 일상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번 소득공제율 축소로 정부가 지금까지의 신용카드 사용장려 정책을 사실상 수정한 것인 만큼 특히 비은행권 전업계 카드사들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12월부터 시행되는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 개편에 따라 카드업체들은 연간 9,000억원에 가까운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영세 중소가맹점에 대해선 이달부터 우대수수료율(1.5%)이 조기 적용되기 시작해 카드사들은 줄어드는 수익을 보전할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된 상황이다.
카드업계의 강자 KB국민카드는 기존 부대사업 확장은 물론 신규 사업 진출에도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3월 분사와 함께 신설된 여행사업팀은 여행 상품 개발과 항공권 발권 업무를 직접 담당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국내선ㆍ국제선 예약발권 서비스 및 할인항공권을 판매하는 여행사이트를 개설함으로써 여행사업을 본격화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당장 내년부터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 사업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여행사업은 항공권 매출 급증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강화해야 할 분야"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도 대량으로 항공권을 구입해 판매함으로써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삼성카드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소형 리스할부사의 인수ㆍ합병(M&A)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땅한 매물만 나타난다면 언제든 M&A에 나설 준비도 갖췄다. 현재 삼성카드가 할부금융 및 리스로 얻는 수익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의 4.5% 수준에 불과하지만, 경영진은 향후 성장 전망이 밝은 만큼 M&A를 통해 시장 영향력을 단기간에 키운다면 유망한 새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카드사들은 현행 법이 허용하는 부대사업 범위가 제한적인데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위기를 대비해 수익구조 다변화 노력을 일찌감치 기울인 덕분에 보험상품 대리판매, 여행 알선 등 카드사들의 부대사업 매출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현 여신전문금융업법 상 카드사들이 할 수 있는 부대사업은 보험대리점, 여행업, 통신판매(인터넷 등 통신을 이용한 판매행위) 정도로 국한돼 있다.
카드 업계를 대변하는 여신금융협회 박성업 부장은 "지금 당장은 카드사들이 법 테두리 내에서 할 수 있는 부대사업에 주력하고 있지만, 새로운 분야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당국에 규제 완화를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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